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은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기업을 경영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언제나 궁금하다. 특히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최근에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세계적 CEO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그들의 인사이트를 담은 책 3권을 추천한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다면 그것을 최고로 위대하게 만들어라.”
뉴욕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피자를 굽던 평범한 청년에서 ‘미디어 제국’을 만든 로버트 아이거 전 디즈니 CEO의 말이다.
여전히 하루 업무를 수행하기 전 사색·독서·운동할 시간을 가지려고 매일 새벽 4시 15분에 일어나는 생활을 한다는 아이거. 그가 15년간 디즈니를 이끌기까지 생생한 과정과 콘텐츠, 미디어 업계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지금의 디즈니를 만들기까지 아이거가 픽사(2006년)·마블(2009년)·루카스필름(2011년)·21세기 폭스(2019년) 같은 콘텐츠 거물을 차례로 인수한 과정도 담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티브 잡스 애플 CEO를 설득해 픽사를 인수한 일이다.
아이폰이 등장하기 2년 전 디즈니는 진부한 스토리에 경영분쟁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반면, 잡스가 세운 픽사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3D 기술에서 독보적인 기업이었다.
현실적으로 모든 면에서 픽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컴퓨터로 모든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는 아이거의 말에 마음을 바꾸게 된다.
이 외에도 여러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아이거가 설득을 하는 과정, 때론 인수를 포기하기까지 책에서 상세히 전한다.
“나랑 넷플릭스 보며 놀래(Netflix and chill)?”
2001년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데이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 “라면 먹고 갈래?”처럼 미국에서 최근 사용하는 문화적 표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모임이나 직장에서 심심찮게 ‘넷플릭스’를 주제로 한 대화가 오간다.
넷플릭스는 이제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한 시대를 풍미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슨느 1997년 DVD대여점으로 문을 열었다. 2020년 현재는 한국을 포함해 190여개국 세계인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연간 수조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그 비법을 ‘무규칙’이라고 말한다.
그는 넷플릭스에서는 수십억원 짜리 계약서도 CEO의 결정 없이 직원이 직접 사인을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정해진 출·퇴근 규정이나 절차도 없고 휴가와 경비에 관한 규정이나 결재 승인 절차도 없이 스스로 결정한다. 말 그대로 회사를 운영하는 데 어떤 규칙도 없는 것이다.
헤이스팅스와 함께 책을 쓴 에린 마이어 교수는 2년여 동안 200명이 넘는 넷플릭스 전·현직 직원을 인터뷰하며 ‘좀 이상한’ 그 문화를 분석했다.
미국에서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세계적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의 대표 이본 쉬나드.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할인행사 ‘블랙프라이데이’에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라는 캠페인으로 환경을 위해 옷을 최대한 수선해 입으라던 그의 경영 철학을 담았다.
대표적으로 쉬나드는 회사 내부 평가 결과, 목화가 환경에 큰 피해를 입히는 소재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1996년부터 모든 면제품을 유기농 목화로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엄청난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지만, 이 과감한 단행을 통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유기농 목화를 이용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두 차례 경제 위기 속에서도 그는 “돈을 벌기보다는 우리가 직접 사용할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자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경영 철학을 강화했다.
책은 2005년 미국에서 첫 출간된 책에 쉬나드가 신념처럼 지켜온 8가지 경영 철학 내용을 정리해 올해 새롭게 출간됐다.
책은 첫 출간 당시 경영 철학 매뉴얼임에도 1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하버드대에서는 연구 자료로 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