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나는 게임을 위해서라면 기기 교체도 마다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은 만큼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작 가운데 최적화 기기 사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은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2M’이다. 리니지2M은 지난 2003년 출시된 엔씨의 PC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 기반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엔씨는 리니지2M을 현존하는 모든 모바일 게임을 뛰어넘는 최고 품질의 풀3D 그래픽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강조해왔다. 이성구 엔씨 상무는 지난 2017년 신작 발표회에서 이미 “갤럭시S8 또는 (당시에는 출시되지 않은) 갤럭시S9 아니면 플레이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전제로 개발 중”이라면서 “리니지2M 때문에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원작인 PC온라인 게임 리니지2가 출시 당시 3D 온라인 MMORPG 시대를 열며 최고 그래픽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리니지2M에서도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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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은 당초 올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 내용으로 볼 때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리니지2M이 올 하반기 출시될 경우 이번 달 공개될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10 또는 애플 아이폰XS 수준에 최적화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직후부터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리니지M’의 최저 기기 사양은 지난 2013년 출시된 갤럭시S4·갤럭시노트4였다.
넥슨은 최근 모바일 게임의 최소 지원기기 사양을 대폭 높였다. 넥슨이 오는 4월 출시할 모바일 MMORPG 대작 ‘트라하’는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한 다운로드 용량이 5GB 정도로,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 또는 애플 아이폰6S 이상이 돼야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기존 넥슨 모바일 MMORPG 다운로드 용량은 약 3~4GB, 기기 지원 최저사양은 갤럭시S5 수준이었다.
트라하 역시 최고 수준의 그래픽 품질과 오픈월드 크기를 현존하는 모바일 MMORPG 가운데 최대 크기로 선보이려면 기기 사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넥슨은 현재 제작된 총 오픈월드 면적만 합산해도 실제 여의도 지역의 16배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트라하는 론칭 초반부터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규모 자체가 기존 게임 대비 훨씬 높다”며 “이는 최고 수준의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251270)의 최신 인기 MMORPG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다운로드 용량이 최대 1.22GB(애플 iOS)로, 갤럭시S6이나 아이폰6S 이상에 최적화돼있다. 직전 출시된 아이언쓰론 최저사양이 아이폰5S, 갤럭시S4였던 데 비하면 대폭 높아진 것이다. 이밖에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모바일 최소 기기 사양은 아이폰6S, 갤럭시S5 LTE 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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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3억7500만대를 기록, 5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세를 이어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원기기 사양을 높인다는 것은 MMORPG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품질 그래픽과 콘텐츠로 차별화해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라며 “게임사로서는 게임 최적화를 진행할 기기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소 지원기기 상향이 게임사들에게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블소 레볼루션의 사양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에 저사양폰에서 원활한 플레이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블소 레볼루션은 처음 목표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