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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업간 상생…규제 아닌 인센티브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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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I 2018.12.22 06:08:17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

황재훈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 10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중소기업의 매출 증대나 임금 상승에 현저하게 기여한 대기업에 대해 명백한 탈루 정보 등이 없는 경우 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를 면제해준다는 것이 ‘상생협력 패키지 법안’의 요지다. 우리 경제의 해묵은 과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실을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로 풀어내려는 새로운 시도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때까지의 상생협력 관련 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규제로 흘러가는 측면이 많은 편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다. 특정 업종이나 품목에 대해서 대기업의 진입이나 확장을 제한하는 제도로,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진출부터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대기업이 빠진 틈새에 중소기업이 아니라 외국기업이 파고들어 시장을 지배함으로써, 오히려 우리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와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른바 ‘LED(발광다이오드)와 막걸리의 비극’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각종 규제정책 때문에, 두 산업은 각각 외국계 기업이 국내 LED 시장을 80% 이상 장악하고, 막걸리의 해외 수출액은 6년 만에 4분의 1 토막이 되는 비극을 경험했다.

적합업종 지정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우리 기업들을 자꾸 해외로 빠져나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유턴’시키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 지급,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발길을 돌리는 기업은 많지 않다. 지난 달 나온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진출 기업들은 가장 희망하는 지원 방안 중 하나로 규제 완화를 꼽았다. 또 다른 규제로 기업의 등을 떠미는 것이 아닌,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이번 시도가 더욱 고무적인 이유다.

그 동안 인센티브 기반의 상생협력 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성과공유제나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금전적 혜택이나 실태조사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으나,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로 작용하기에는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해 상생협력 우수기업에 정기세무조사를 면제해주는 이번 개정안은 어느 정도의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의 자율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성과공유하는 이익액 일부만을 세액공제하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혜택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하청기업의 매출과 임금이 늘어났는지를 기준으로 우수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에,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기업의 세무조사를 면제해 준다는 대목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세무조사를 면제해준다는 것이지, 세무조사 자체를 면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당연히 그에 대한 세무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상식적인 측면에서 봐도 하청기업과 성과를 제대로 공유하는 기업이라면,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다른 역할들도 잘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듯이, 인센티브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을 위해 기업을 움직이게 하고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정책 수단이다. 이번 개정안을 시작으로 공정경제에 기여한 기업들에게는 공정위 조사를 일부 면제해주거나, 정부 입찰에 가점을 주는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안들이 많이 나와서 제대로 된 상생이 이뤄지고, 나아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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