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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위에 법사위]④직장괴롭힘법부터 사립학교법까지…1135건 법사위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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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18.11.07 05:00:00

직장갑질 근절법…“괴롭힘 정의 불분명” 법사위 반대
비리사학 잔여재단 환수 막는 법안도 법사위에 묶여
14년만에 통과된 세무사법 개정안…“법사위가 청국장이냐”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왼쪽부터), 여상규 법사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가 김도읍 간사가 제안한 ‘법사위 차원의 드루킹 특검 연장 촉구 성명’ 채택 여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권한이 막강한 이유는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해도 법사위가 막아서면 사실상 본회의에 올라가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법사위 발목잡기’다. 20대 국회에서도 6일 현재 무려 1135건의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부하 직원에게 엽기적 갑질 행위를 벌인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으로 인해 다시 주목 받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및 피해근로자 보호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9월 여야 합의로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두 달이 넘도록 법사위에서 잠자고 있다.

해당 법안이 법사위에서 가로막힌 이유는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반대 때문이다. 이완영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불분명하고 법이 시행되면 사업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 역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애매한 자구 규정을 정확히 하지 않고 통과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법안은 타 상임위 법안을 심사하는 법사위 2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되고 있다.

법사위의 발목잡기에 대해, 여야 환노위 위원들은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법사위를 겨냥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 드린다. 더 이상 직장 갑질은 침묵할 수 없는 사회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해당 법안과 함께 2016년 11월 환노위에서 법사위로 올라간 뒤 2년째 계류 중인 채용절차공정화에 관한 법안을 언급하며 “무슨 청국장도 아니고 얼마나 묵혀야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설립자 비리로 학교가 문을 닫는 경우 설립자가 잔여재산을 환수할 수 없도록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역시 법사위에 막혀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서남대 폐교 후 800~1000억원에 달하는 잔여 재산이 이홍하 전 이사장 일가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지난해 12월 비리 사학을 겨냥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지난 2월 당시 법사위 소속이었던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남은 재산까지 다 국고에 귀속 처분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반대했고 여전히 법사위에 발이 묶였다.

법사위의 발목잡기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발의한 법안을 철회한 사례도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해 3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현재 12개에서 61개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다. 이 법안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까지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이송됐다. 하지만 법사위 위원들이 과잉금지원칙 위반, 기업활동자유의 원칙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지금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 대표는 6일 이 법안을 철회했다.

법사위의 대표적인 월권사례로는 16대 국회부터 14년을 끌었던 세무사법 개정안이 자주 거론된다.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세무사법개정안은 2003년, 2007년, 2009년 각각 제출돼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매번 법사위에 막혔다. 법사위 소속 의원 다수가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법조인이라 세무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개정안에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결국 지난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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