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노나 “루미마이크로 합병·신약개발 확대…제2 신라젠 목표”

박태진 기자I 2018.11.05 05:00:00

송형근 대표, 내년 코스닥 상장 재도전..사업다각화 추진
국내 첫 항암·면역분야 동시치료제 임상 박차
면역항암제 국책과제로 선정…美·中기업과 기술이전 논의

송형근 다이노나 대표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다이노나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다이노나)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기업가치는 장·단기 수익모델이 잘 융합돼야 성장시킬 수 있다. 루미마이크로 쪽은 단기적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다이노나는 내년부터 본격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라 흡수합병 후 시너지 효과가 더해져 신약개발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송형근 다이노나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신약개발 회사가 되겠다며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 4년 만에 코스닥 재도전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 다이노나는 지난 2015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이듬해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당시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반영해 자본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 2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고 4년 만에 코스닥시장에 재도전한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 중인 다이노나는 내년 상반기 중 조명제품 생산업체 루미마이크로와 흡수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직상장이 아닌 흡수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사업의 다각화 목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루미마이크로 입장에선 기존 사업에 대한 성장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고, 다이노나 입장에선 글로벌 임상을 위한 규모의 확대와 다국적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068270)이 코스닥 우회상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현재 시총 30조원에 육박하는 바이오그룹으로 성장하며 이를 입증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서울대 의과대학 병리학 의학박사를 획득한 의학 전문가다. 지난 1999년 2월 다이노나를 설립한 이후 20여 년간 항암치료제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 있는 이 회사는 현재 자본금 78억원, 직원수 33명으로 주력사업은 의약 및 약학연구개발, 항체치료제개발, 학술연구용역, 시약제조 등이다. 특히 항체기술을 기반으로 항체 관련 치료제와 진단제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롤모델 기업으로 신라젠(215600)을 꼽는다.

그는 “애브비사가 만든 항암치료제 ‘휴미라(HUMIRA)’는 연간 매출이 20조원에 이르는 만큼 신약 하나만 잘 만들어도 좋은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며 “신라젠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PEXA-VEC)을 개발해 성장한 만큼 우리도 획기적인 면역항암제 개발을 통해 제2의 신라젠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면역항암제 DNP002 잠재력 높아

송 대표는 항체를 바탕으로 한 면역치료제 개발 기술을 회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암 치료제는 통상 암을 직접 죽이거나 아님 면역세포를 키우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며 “서양의 약들은 암을 직접 공격해 죽이는 것들인데 올해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일본의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는 제임스 P. 앨리슨 미국 앤더스암센터 교수와 함께 면역체계를 조작해 암과 싸우는 치료법 발견했다.

송 대표는 “우리는 사람 몸에 있는 종양 특이항원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지금 DNP002, DNP005, DNP006 등 대부분 파이프라인(주요 제품군)이 면역항암치료제인데, 아직 완제품으로 출시를 하지 못했을 뿐이지 개발 잠재력은 높다”고 강조했다.

다이노나의 면역항암치료제 개발 기술력은 정부도 인정했다. DNP002가 지난달 15일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글로벌 항암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150억원 규모의 이 국책 과제에 정부가 3분의 2를, 다이노나가 나머지 3분의 1을 투입해 향후 임상2상초기(2a) 단계까지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송 대표는 “이 치료제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신약 중 면역항암분야 뿐 아니라 암을 직접 공격하는 기능을 유일하게 함께 가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올 연말께 독성테스트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 신약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다이노나는 그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기술력을 내세워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항암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항암제 시장은 약 14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는 “중국 회사는 물론 미국 등 다국적 제약사와도 DNP002에 대한 기술이전 등을 지속 논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이노나의 지난해 매출액은 16억3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5.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0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39억원, 영업이익 12억5000만원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흑자로 돌아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제휴, 기술이전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결과로 해석된다.

송형근 다이노나 대표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다이노나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다이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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