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인 여행객이 글로벌 여행객보다 가성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온라인 커머스 기업 부킹닷컴은 전 세계 여행객을 대상으로 ‘디스 이즈 트래블’ 여행 행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30개국 18세 이상 여행객 5만 6000명(한국인 2017명 포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은 글로벌 여행객과 비교해 독특한 여행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한국인들은 글로벌 여행객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여행객의 86%는 ‘최소 5일 이상’ 여행한다고 대답했지만, 한국인은 42%가 ‘5일 미만’으로 여행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형태는 관광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최소 1회 이상 관광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뽑은 최고 여행지로는 캐나다 토론토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일본 히로시마, 덴마크 코펜하겐 등을 포함해 울산, 여수, 안동 등 일부 국내 여행지도 상위권에 이름 올렸다. 한편 관광 외에는 해변 바캉스, 시티투어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인의 경우 유독 일상으로부터의 변화를 추구하는 여행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51%)’, ‘자아 재발견(31%)’ 등의 이유로 떠난다는 응답이 눈길을 끌었다.
‘숙박시설’에 대한 응답 또한 이색적이었다. 한국인 응답자의 경우 글로벌 응답자보다 ‘모텔’ 숙박 경험이 있다(29%)는 답변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모텔 파티룸이 발달한 최근 국내 숙박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밤 문화’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글로벌 여행객(31%) 대비 국내 여행객(37%)은 특히 밤에 누릴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행지 선택 기준에 있어 글로벌 여행객들의 절반 가량이 ‘로맨틱한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지만, 국내 여행객들의 경우에는 약 4분의 3이 같은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안에 허니문 혹은 기념일을 맞아 로맨틱한 여행을 계획 중(27%)이라는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여행 시 우려 사항’ 또한 한국인 여행객과 글로벌 여행객의 응답은 판이했다. 한국인은 여행 중 ‘낮은 가성비’를 가장 걱정했다. 이는 글로벌 응답자는 28%보다 약 20% 높은 48%에 달했다. 반면, 조사 대상 30개국 중 한국인은 ‘도난’에 대해서는 가장 걱정을 덜 하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최근 범람하는 각종 ‘먹방’ 및 ‘쿡방’의 인기를 입증하듯 한국인 여행객의 ‘미식’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여행지를 고를 때 미식에 비중을 두는 한국인이 응답자 전체 2/3 이상에 달했고, 올해 안에 미식 기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상당했다. 길거리음식, 야시장, 먹거리 쇼핑 등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에서 음식과 관련된 요소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