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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1년]②운전대 지켜낸 文의 뚝심…트럼프·김정은 껴안았다

김영환 기자I 2018.05.08 05:00:02

취임부터 남북 관계 회복 위한 뚜렷한 메시지 발산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최초 북미 정상회담 발판까지 마련
한반도 비핵화 담은 판문점 선언에도 합의해내
4강 외교에도 전력..잦은 스킨십으로 외교정상화..아세안 등 외교다변화도 추진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0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 초는 외교전에 ‘올인’하다시피한 1년이었다.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던 남북 관계가 정상화의 기틀을 닦은 것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성과다. 북·미 정상회담이 남았지만 효율적으로 위기를 관리, 북·미 회담이 나아갈 길을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한반도의 운전자임을 다시금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뜨거웠던 남북 정상의 포옹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채 1년도 되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측 지역 방문을 이끌어냈다. 올초까지 남북 사이에 2년여간 대화가 끊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결과다. 더욱이 김 위원장의 남측 방문은 분단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남측 방문이라는 새로운 기념비도 쌓았다.

이 만남을 통해 얻어낸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못박았다는 점에서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10·4 선언’에 비해 진일보했다. 여기에 비핵화를 전제로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 합의의 이행을 확약하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이 모두 대통령 임기 말년에 이뤄진 반면 이번 정상회담은 임기 1년 내 조기 성사되면서 추후 후속 조치 이행의 동력을 확보했다. 문 대통령이 올 가을 답방 형태로 평양 방문을 확정, 문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을 두 번 하는 대통령을 예고하기도 했다. 추후 회담 정례화 등을 통해 그 이상의 만남도 기대된다.

이 같은 성과는 문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일관된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한반도 경색 국면에서도 흔들림 없이 남북 간 대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답, 한반도에 평화 기류가 형성됐다.

문 대통령의 뚜렷한 한반도 평화 메시지는 비단 남북 관계 개선만에 국한되지 않았다. 평양에 특사단을 파견해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업적도 이룩했다.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퇴임 후에 평양을 찾아 북한 지도자를 만난 적은 있었지만 재임 중 북한 지도자와 회동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하는 것은 결국 북·미 관계가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문 대통령이 앞서 전세계 각국과 외교 관계를 복원하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지지를 구했던 것도 한반도 평화 분위기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07년 이후 10여년을 준비해온 오래된 구상과 영민한 중재력을 통해 북한과 미국으로부터 모두 신뢰를 얻었다”며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이라는 양측 정상, 또 임기초라는 타이밍이 적절히 찾아와 이를 발판삼아 북핵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력이 돋보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4강 외교 복원..외교 다변화도 시동

문 대통령이 취임하기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외교적 공백을 시급히 복원하는 것이 문 정부의 과제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50일만에 미국을 방문하면서 공고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고 G20을 계기로 미·중·일·러 4국과의 정상회담을 치르면서 정상외교를 본격 가동했다.

한미 관계는 특히 문 대통령이 역점을 뒀던 분야다. 취임 1년도 되지 않아 정상회담을 3회나 수행했고 정상간 통화도 13회나 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긴밀히 논의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란 원칙을 틈 나는 때마다 미국에 알리면서 미국의 지지와 동의를 확보했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경색됐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외교적 성과다. 지난해 10월 한중 양국은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결과’를 발표하면서 급한 불을 껐고 문 대통령이 뒤이어 중국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간 교류·협력 정상화 및 실질 협력 강화·발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밖에 한반도 남쪽으로는 아세안, 인도 등과의 협력을 증진하는 신남방정책을, 북쪽으로는 유라시아 지역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신북방정책을 적극 추진해 외교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세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과 동시에 남북 교류가 본궤도에 오르면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육로로 잇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다.

청와대는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실질협력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외교지평 확대도 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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