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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미국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북한이 전날 발사한 물체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파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언론 성명을 내고 “초기 평가는 IRBM 발사임을 보여준다”며 “미사일은 일본 영토 북쪽 위로 날아가 일본 동쪽 육지로부터 약 500해리(926km) 떨어진 태평양 바다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관 기관과 협력해 더 많은 상세한 평가중”며 “적절할 때 최신의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이번 탄도 미사일 발사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확인했고, 태평양사령부는 이 탄도 미사일 발사가 괌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위협들을 맞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을 방어하는 우리의 철통 같은 약속은 변함없다”면서 “어떠한 공격과 도발로부터도 우리 자신과 동맹국을 수호할 태세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미국 정부가 미사일의 종류와 성격을 규정한 첫 공식 발표다. 전날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알려지자 미사일이 일본 영토 위로 날아갔다는 사실만을 확인한 바 있다.
앞서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RBM인 화성-12형 같다며 “미사일 발사가 성공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심층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군사 기술적으로 IRBM은 사거리 2700km~5600km의 탄도 미사일이다. 북한의 화성-12형 미사일은 지난 5월 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IRBM으로, 당시 비행 거리는 780여㎞, 최고 각도는 2100여㎞를 기록한 전형적인 고각 발사였다.
그러나 한미 당국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번 탄도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시험발사 역사상 최초로 정상 각도로 발사해 재진입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IRBM급 이상의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은 핵·미사일 기술 개발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전적 환경에서 처음으로 시험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