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용 훈풍, 한국만 비켜갔네

김정남 기자I 2017.04.19 04:30:29

우리나라 2월 실업률, 전기比 0.4%포인트 상승
OECD 내 최대 오름 폭…주요국 실업률 하락세
"자영업자는 급증 추세…고용의 질 점차 악화돼"

최근 6개월 우리나라의 실업률(계절 조정치) 추이다. 지난해 말까지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4%대로 급등했다. 이는 OECD 평균 실업률이 하락세인 것과는 다른 기류다. 출처=OECD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우리나라의 실업률 상승 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국의 고용 사정은 개선되는데, 우리나라만 따로 가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의 경우 그 상승 폭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월등히 컸다. 경제 활력을 키울 만한 신수종 산업들이 나오지 않는 한 고용의 질(質)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韓 실업률 나홀로 상승세

18일 이데일리가 OECD의 2월 실업률 통계를 분석해보니, 올해 2월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0%(계절 조정치)로 전월(3.6%)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실업률은 계절적인 변동이 크기 때문에 원계열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과 비교하곤 하지만, 계절 조정치의 경우 전월 대비로도 고용 사정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실업률 오름 폭은 OECD 국가들 중 가장 크다. 2월 OECD 평균 실업률은 6.1%로 1월과 똑같았고, 주요 7개국(G7,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 역시 5.3%로 두 달째 같았다.

그 중 미국(4.8%→4.7%)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했고, 일본(3.0%→2.8%)도 0.2%포인트 내렸다. 이탈리아와 캐나다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프랑스(10.0%)와 독일(3.9%)은 변동이 없었다.

특히 최근 3년을 보면, 미국은 지난 2014년 이후 매해 6.2%→5.3%→4.9%로 실업률이 개선됐다. 올해 초반에는 4% 중반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일본도 같은 기간 3.6%→3.4%→3.1%로 내렸고, 올해 2월 2%대로 더 하락했다.

우리나라는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구직을 단념한 이들과 그냥 쉬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실업률 자체는 주요국들과 비교해서도 높지 않다. 다만 그 상승 정도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3년 우리나라 실업률은 3%대였는데, 올해 들어서는 초반부터 4%대 수치가 나왔다.

세계 경제가 점차 꿈틀대는 와중에 우리나라의 고용 상황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앞으로 실질구매력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출 호조세를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등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고용과 소득 등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과 소득이 개선되며 내수가 살아야 진정한 의미의 경기 반등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년 공직박람회를 찾은 참가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년 실업률 ‘심각한 수준’

특히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OECD 기준 청년층(youth, 15~24세)의 2월 기준 우리나라 실업률은 10.8%로 1월(8.6%)보다 2.2%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률은 8.9%였다.

이는 OECD 전체와 G7 국가들이 각각 0.2%포인트 하락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기류다. OECD 내 주요국들 중에서 청년 실업률이 한 달새 오른 곳은 찾기 어렵다. 미국도 0.2%포인트 내렸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임금 근로자의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자영업자는 급증하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실업률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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