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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철 특검보는 14일 오전 브리핑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4개 팀과 정보 및 지원을 담당하는 수사지원팀, 행정을 담당할 사무국으로 수사팀 구성을 마쳤다”며 “수사팀별 담당사건이 정해졌으며 인력은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 임명(11월30일) 약 보름 만에 수사준비가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4개 수사팀에는 4명의 특검보(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가 각각 배치돼 수사팀장 역할을 한다. 판사출신으로 수사단계에서는 두각을 드러내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규철 특검보 수사팀에는 윤석열 검사가 배치돼 사실상 수사팀장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특검보는 특검의 ‘입’인 공보관 역할을 맡고 있다.
특검의 가장 큰 과제는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나 강요 혐의 등은 법원에서 인정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인정된다 해도 형량이 낮다. 앞서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뇌물죄 적용을 위해 고강도 수사를 벌였지만 시간에 쫓겨 실패했다.
뇌물죄 수사팀은 박 특검과 가장 많은 조율을 해야 하는 팀이기에 최측근인 양재식 특검보가 배치됐을 가능성이 크다. 양 특검보는 박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 강남 소속으로 검사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췄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의 수사의 성공과 실패는 결국 뇌물죄 적용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박 특검도 잘 알고 있어 팀 구성에 공을 들였을 것”이라며 “박 특검과 말이 가장 잘 통하는 양 특검보를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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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특검은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출신 특별수사관 등도 자신의 아래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특검이 단순히 수사팀 조율을 하는 역할을 넘어 수사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특검 역시 뇌물죄 수사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직접 수사에 참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우병우·김기춘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을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직무유기 혐의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우병우·김기춘 수사팀에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특수통’ 윤석열 검사가 투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윤 검사는 특검 전체 수사를 아우르는 역할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개 팀은 △세월호 7시간 의혹 △정유라 입학 및 학사비리 △장시호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의혹 등 나머지 의혹을 나눠 수사할 것을 보인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모두 14가지 의혹을 수사할 있으며 수사중 인지되는 의혹도 추가 수사할 수 있다.
특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한 후에 엄정·신속하게 수사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