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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싸고 평면 독특…중견건설사 아파트 실속있네

박태진 기자I 2016.07.07 05:30:00

대형사 아파트 고분양가 현상 속
하반기 중견사 16만가구 쏟아져
평택 평균 분양가 3.3㎡당 955만원
남양주·동탄2신도시도 주변보다 저렴
시공능력·마감재 사용 꼼꼼히 살펴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분양가 아파트가 늘면서 저렴한 가격에다 내부 설계도 뛰어난 중견 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신안종합건설이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최근 분양한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신안종합건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해 내 집 마련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얼마 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대형 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에 청약을 넣어보려했지만 허탈감만 밀려왔다. 대형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단지이다보니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분양가도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대형 브랜드 단지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면서도 내부 설계도 뛰어난 중견 건설사가 공급하는 물량으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중견 건설사가 선보이는 신규 분양 단지를 노리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실속 가격으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저렴한 분양가·좋은 입지 갖춘 단지 많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160만원이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을 거의 독차지하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고 차별화된 설계에 서울 접근성까지 갖춘 수도권 내 중견 건설사의 분양 물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마침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 하반기 신규 아파트를 대거 쏟아낼 태세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2만 7000가구로, 이 중 15만 7000가구가 중견 업체 물량이다. 전체 공급량의 69.2%에 해당한다.

중견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은 경기도 평택시(7939가구)와 남양주 다산신도시(6198가구), 화성 동탄2신도시(5978가구) 등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1일 모델하우스를 연 ‘미사 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아파트(846가구)를 비롯해 하반기에만 1만 2531가구를 분양한다. 반도건설은 분양 텃밭인 동탄2신도시와 다산신도시(지금지구)를 비롯해 7617가구를 쏟아낼 계획이다. 자사의 특화 아이콘인 단지조경과 차별화된 평면 설계로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게 반도건설의 방침이다.

동문건설도 이달 경기도 평택시 신촌지구에서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 아파트 2803가구(전용 59~84㎡)를 분양하는 것을 비롯해 올해 6111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 상승률 감안해야”

중견 건설사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실속 있는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중견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에 집중 분양하는 지역의 분양가는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평택이 955만원, 다산신도시가 있는 남양주 990만원, 동탄2신도시 1135만원이다.

이달 평택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동문건설도 인근 시세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는 인근에 분양된 아파트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에 분양을 계획 중인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등도 지역 시세에 맞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다산신도시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는 반도건설도 주변 시세를 감안해 적정 분양가를 책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중견 브랜드 아파트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해도 향후 집값 상승률에서 대형 브랜드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또 대형 브랜드 단지보다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되팔 때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이 아무래도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를 선호하다보니 중견 브랜드 아파트를 되팔 때 같은 지역에 있는 유명 브랜드 단지보다 불리한 경우가 생긴다”면서 “중견 건설사의 시공능력이나 상품이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마감재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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