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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형ISA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기대수익률은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해 일임형ISA는 운용을 맡은 금융회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결국 금융사가 책임을 지고 장기간에 걸쳐 상품을 운영해야 하는 일임형의 특성을 고려해 은행들이 ELS 등 고위험 상품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직접 상품을 구성하는 신탁형ISA의 경우 은행들이 ELS를 적극 권유했던 것과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에서 빚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진작부터 우려했던 그대로다.
은행들은 이 같은 영업전략이 ‘불완전 판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잠재 위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는 뜻이다. ISA는 계좌 하나로 예·적금이나 펀드, 파생결합상품 등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의무 가입기간이 5년이며, 돈을 찾을 때 수익이 200만원 이하이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가입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의무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약할 경우에 대비한 보호장치를 제대로 마련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ISA에 몰리는 자금이 향후 5년내 15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재산을 불리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ISA가 믿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되도록 안전장치를 갖추는 등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고객유치 경쟁 못지않게 신뢰와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