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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오랫동안 중국 공연을 추진해왔는데 드디어 성사돼 감회가 새롭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중국 하얼빈에서 올릴 수 있게 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부 윤호진(66)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가 중국 진출의 소감을 밝혔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윤 대표의 창작뮤지컬 ‘영웅’이 중국 하얼빈시의 초청으로 항일의거가 펼쳐졌던 역사적인 현장에서 막을 올리게 됐다. 90여명의 한국 공연단은 12월 20일과 21일 중국 하얼빈시 소년궁에서 4차례 공연을 펼친다. 주인공 안중근은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공연 당시 주연배우로 활약했던 강태을이 맡는다.
윤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해외의 러브콜을 받고 공연을 올리는 것은 ‘영웅’이 처음”이라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의 창작뮤지컬이 세계시장에 새로운 한류로 자리잡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웅’은 1909년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뒤 1910년 사형이 집행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이 되던 2009년 첫선을 보였고 2010년 ‘한국뮤지컬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각각 6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내 유수의 대형극장에 올린 것은 물론 2011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공연까지 성사시키며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로 입지를 다져왔다.
윤 대표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이 있지만 영웅에선 동양평화 사상을 처음 언급을 했다”며 “내년은 한·일수교 50주년이 되는 해인데 언젠가 일본에서도 영웅을 공연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중국 하얼빈시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지난 1월 공연 당시 하얼빈시의 경제 부시장 등 일행이 서울을 방문했고 이후 공식 초청장을 지난달 28일 윤 대표에게 보내왔다. 윤 대표는 “초연 당시부터 중국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일본과의 관계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며 “작품 배경이 되는 하얼빈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의거 105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결실을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웅’의 하얼빈시 공연이 한·중·일 3국의 얼룩진 역사를 바로잡고 대립과 갈등을 넘어 동양 평화를 이루기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