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계획한 분양물량에 대해 연내 분양에 나설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물량의 경우 조합원분이 많아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수도권 택지지구와 지방의 경우 대규모 공급은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단지 분양예정 물량을 두고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보고 연내 분양에 나서는 곳과 내년으로 이월하는 곳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 시장회복 기대감 `솔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시장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도 공급감소에 따른 수급조절로 미분양물량이 17개월간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분양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여전히 매매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고, 8.29대책의 금융·세제지원 약발도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좀더 시장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오는 11~12월은 3차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과 4차지구 신규지정, 서울 강남·서초 시범지구 2곳의 본청약이 예정돼 있어 민간 분양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연내 분양 `강행형`
금호산업(002990) 건설부문은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신(新)별내 퇴계원 어울림` 578가구를 이달중 분양키로 했다. 총 578가구 중 440가구가 85㎡이하로 최근 주택시장에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3.3㎡당 분양가가 950만원 수준(84㎡ 기준)으로 최근 인근지역에 분양했던 별내신도시나 갈매동 보금자리주택(3.3㎡당 990만원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금호건설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047040)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들어서는 `수원 인계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총 190가구의 분양에 나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연초에 분양을 예정했지만 인허가 등의 문제로 인해 그동안 연기됐던 것"이라며 "최근 수원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던 업체들이 고전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입지여건과 인근 아파트 시세가 양호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한진중공업, 동아토건, 원광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도신도시에서 `송도 캐슬&해모로` 1439가구를 11월초 분양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1월 용인 기흥 `롯데캐슬 에코` 2770가구와 송도신도시 1차 667가구를 분양한 이후 올들어 가장 큰 규모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금을 부동산 경기 바닥으로 보고, 향후 회복을 기대하면서 분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좀더 관망 `신중형`
올해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분양을 진행해온 삼성물산(000830)은 연내 분양을 계획했던 수원시 신동 `래미안` 1288가구의 분양시점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사업지가 삼성전자 수원공장 남쪽 부지에 위치해 근로자 수요가 기대되지만 수원지역 분양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있는 데다 대단지라는 점이 부담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로 인해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문건설도 올해 유일한 분양사업으로 계획했던 고양시 삼송택지지구 `굿모닝힐` 타운하우스 총 200가구의 분양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를 봐가며 연내 분양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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