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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성장사업에 `크게 쏜다`

류의성 기자I 2009.07.19 09:25:52

삼성·LG·포스코·현대차 등 대규모 투자
"경기회복 맞물려 향후 사업강화, 미래동력 확보"

[이데일리 산업1부 ] 신성장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차, SK, 한화, 포스코, 두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지갑을 열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눈에 띄는 투자 분야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과 차량용 반도체, 차세대 LCD라인과 LCD용 유리기판, 전기차 배터리, 그린산업 등이다. 
 
불황 이후를 대비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투자 드라이브를 건 곳은 LG.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LG계열사가 최근 밝힌 투자 규모만 해도 6조가 훨씬 넘는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8세대 LCD 생산라인 증설에 3조 2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최근 중국·미국 시장의 수요증가로 주문량의 최대 30%를 공급하지 못하는 등의 공급부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신규투자로 향후 LCD 업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2000명 수준의 직접 고용효과, 장비·재료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LG계열사인 LG화학(051910)은 3년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용 유리기판사업에 총 1조 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우선 하반기에 4300억원을 들여 1호 생산라인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자동차 및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향후 5년간 소형전지에 7000억원, 중대형전지에 1조원 등 총 1조 7000억원을 투자해 기술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바이오시밀러 부문 협약식`에는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투자규모가 공개됐다.
 
바이오시밀러는 삼성전자가 미래 신수종 사업의 첫번째로 꼽은 사업. 게다가 바이오에 뛰어들겠다고 공식 천명한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완료된 오리지날 바이오의약품과 동일한 효능과 안정성을 갖춘 의약품. 신약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개발 비용은 신약의 10분의1 수준(약 500억원)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고한승 삼성전자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며 "지금까지 삼성의 성장의 역사는 대규모 투자와 이를 통한 원가경쟁력으로 성공해왔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삼성과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생각한다면 큰 규모의 생산설비 갖춰 원가 경쟁력을 가져야한다"며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SK그룹은 오는 2010년까지 녹색기술에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유관 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무공해 석탄에너지 ▲해양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그린카 ▲수소연료전지 ▲첨단 그린 도시(u-Eco City) 등 7대 중점과제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005490)는 2013년까지 광양제철소 인근에 총 1조원을 투입해 합성천연가스(SNG) 플랜트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두산(000150)은 원자력 발전, 담수화기술, 이산화탄소포집 기술 등 신성장 사업에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연구개발(R&D) 부문 3조원을 포함해 모두 9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차량용 반도체 사업 투자를 위해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R&D에 200억원, 시설투자에 44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같이 대기업의 투자는 미래성장 산업투자와 함께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기존 사업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당초 예상보다 경기회복의 시점이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실적 전망치 발표를 통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최대 2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도 1분기에 비해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경기회복이 기대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를 열심히 해 달라는 정부 요구가 있지만 기업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투자를 할 수 없다"며 "경기회복과 맞물려 향후 사업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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