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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서 50만원 받는 21년산, 출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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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06.04.25 07:47:13

고급 위스키값 거품… 술맛 떨어지네!
전체 위스키 시장 줄어도 고급제품은 판매 늘어
유흥업소선 높은 마진에 “고급… 더 고급으로”

[조선일보 제공]
업무상 거래처 간부들을 자주 접대하는 A기업의 영업담당 B상무는 오늘도 단골 ‘유흥업소’를 찾았다. 그가 “오늘 모시고 온 손님은 특별히 잘 모셔야 한다”고 말문을 열자, 마담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럼, 오늘은 부드러운 ‘21년산’으로 드세요” 라며 최고급 위스키를 슬쩍 권했다. 이 위스키는 유흥업소에서만 판매하는 술로 출고가는 7만원 안팎. 그러나 이 업소에서는 거의 8배에 가까운 50만원을 받는다. 이 중 업소가 내는 세금(부가세·특소세·교육세 등) 10만원(매출의 20%)을 제한 나머지 약 33만 원은 술집 몫이다. 일선 업소에서는 “업소 운영·관리비와 투자비 등을 빼고 나면 사실 별로 남는 것도 없다”고 말하지만, 출고가와 실제 업소 판매가격 차이는 지나치게 큰 게 사실이다.
최근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접대비 실명제(50만원 이상의 접대비는 사용명세를 구체적으로 기록)’ 실시 등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숙성 17년 이상인 ‘수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은 지속 성장세다. 이유는 수입업체들과 일선 업소들의 얄팍한 상술 때문이다.

위스키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업소들은 ‘고(高)마진’을 보장하는 고급 위스키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12년산(産)’에서 시작한 국산 위스키 브랜드는 ‘17년산’에 이어 작년에는 ‘21년산’ 제품까지 나왔다.

◆한국위스키 시장, 세계 4위권=최근 방한한 페르노리카그룹의 피에르 프링겟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dynamic) 시장인 한국은 향후 우리 그룹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놓칠 수 없는 ‘빅 바이어(Big Buyer)’라는 뜻이다. 세계 2위 주류업체인 페르노리카는 한국에 연간 100만 상자(9? 기준)의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다. 이 규모는 일본과 같은 수준이며, 중국(60만 상자)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다. 또 이 중 숙성 17년 이상 최고급 위스키 시장만 놓고 보면 한국시장의 중요성은 훨씬 커진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 ‘발렌타인 17’은 세계 소비량 중 30~40%를 한국이 수입하고 있다.


◆수입업체들, 유흥업소전용 위스키로 유흥업소만 살찌운다=스카치 위스키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숙성 10년 이상 된 위스키도 보기 드물다. 대부분 스탠더드급(6~8년) 위스키를 마신다. 그러나 위스키 ‘한 방울’ 만들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12년산’에서 ‘17년산’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그마저도 위스키 맛을 제대로 느낄 수도 없는 ‘폭탄주’로 마셔댄다.

그런데도, 고급 위스키 위주로 시장이 바뀌는 것은 수입업체들이 ‘최대 고객’인 유흥업소에 높은 마진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진로발렌타인스와 디아지오코리아는 작년에 ‘임페리얼 21’, ‘윈저 21’을 각기 내놓았다. 이 술들은 백화점·할인점에서는 살 수 없는 유흥업소 전용 술이다. 출고가격은 7만원대지만, 고급 유흥업소 판매가는 50만원 안팎이다. 반면 출고가가 3만원대인 ‘17년산’은 판매가가 30만원 선으로 숙성이 오래될수록 업소 마진도 가파르게 올라간다.

최근 연세대 보건대학원 조사에 따르면, 2003년 한 해 동안 음주로 인한 한국사회의 경제적 비용이 2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음주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3.33%로 일본(1.9%), 프랑스(1.42%)에 비해 훨씬 높다. ‘거품 많은’ 위스키 소비가 과도한 음주비용을 부추기고 있다.




박순욱기자 sw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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