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만기자] 7월 중순이면 슬슬 휴가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주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낮췄고 정부는 하반기 운용계획을 확정, 이번주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여야는 추경과 특소세 감면안에 합의, 이번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다. 경기진작을 위한 밑그림과 여건이 조성된만큼 앞으로 세부사항을 색칠하고 실행하는 일이 남았다.
정부가 한숨 돌린 반면 정치권은 지난주 불거진 메가톤급 이슈로 한여름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신당논의는 오리무중이고 굿모닝시티 정치자금설로 시발된 대선자금 문제가 핵심 현안이다. 정치자금을 받은 여야의원들 리스트가 나돌고 여당대표 소환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함께 대통령이 대선자금에 대해 직접 해명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대북송금 새 특검법안도 분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고폭실험과 핵 재처리 등으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고조되고,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경제 및 민생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승자없는 정쟁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소세·추경안 통과..경기진작대책 실행
정부가 지난주 확정한 하반기 경제운용계획과 여야가 합의한 경기진작대책이 이번주부터 실행에 들어간다. 우선 여야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추가경정예산안과 소비세·특소세 감면 개정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대북송금 새특검법안도 이날 처리여부가 결정된다. 야당이 표결을 강행할 경우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마찰 가능성이 높다.
추가경정예산안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4.2조원에서 3000억원가량 증가한 4.5조원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이 확정되면 정부는 이를 차질없이 집행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다. 기획예산처는 상반기 조기집행을 마무리하고 추경사업 등 하반기 집행계획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14일 과천청사에서 경제민생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한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대응책, 민생안정 세부대책과 국민소득 2만불 시대 도약을 위한 기반마련 조치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파업..`주5일 법안`이 마지막 불씨
보건의료노조 지방공사 의료원 파업이 무위에 그쳤지만 국립·사립병원 노조는 오는 16일부터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주말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서울대병원 등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등의 정상운영을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자율해결을 적극 유도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대응 원칙도 재확인했다. 16일 오전에도 총리공관에서 관계장관들이 참석하는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가 열려 대책과 대응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립·사립병원 파업이 해결되더라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정부가 제출한 주5일 근무제 관련 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파업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의 강경방침 선회에 밀린 노동계가 주5일 근무를 하투(夏鬪)의 막바지 동력으로 삼겠다는 자세여서 법안통과 강행시 마찰가능성을 높다는 분석이다.
◇SK글로벌, D데이 앞둔 막판조율 주목
SK글로벌 채권단은 오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SK글로벌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개최, SK글로벌에 대한 법정관리 사전동의를 구할 방침이다.
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은 캐시바이아웃 매입률 절충에 실패해 결렬됐다. 법정관리는 해외채권단을 압박하기 위한 벼랑끝 카드지만 18일까지 양측이 절충안이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국내 채권단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해외채권단이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국내채권단으로서도 추가 대손충당금 부담 등으로 실적에 큰 악영향이 예상된다. 대규모 상거래채권 등을 보유한 계열사 피해는 물론 SK그룹 자체도 와해위기를 맞게 된다. 법정관리가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원하지 않는 카드라는 점에서 막판 타협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타결을 속단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밖에 14일 오전에는 한은에서 금융협의회가 열리고 금감위는 2002회계연도 생명보험사 경영실적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이날 낮에는 자사주 취득·처분제도 개선방안이 금감위에서 나온다. 15일에는 재경부가 6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를, 예산처는 국회통과후 추경규모 확정안을 발표한다. 한은은 17일 6월 가공단계별물가 동향을, 18일에는 6월 어음부도율 동향을 각각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