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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화, 검사 아니라 피싱범이에요"…통합대응단 출범 반년, 피싱 30% 넘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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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연 기자I 2026.03.29 09:00:04

부처별 흩어져있던 통신금융사기 대응업무 단일화
''24시간 365일 대응 체계'' 구축
''긴급차단'' 제도로 피싱 의심 번호 10분 내 차단
"사기범들 진화해도 더 끈질기게 추적할 것"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검사가 아니라 피싱범이에요. 제발 절 믿으셔야 해요.”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신고센터의 한 상담원은 검사를 사칭한 피싱범의 지시로 본인 명의의 카드를 넘긴 피해자를 20여분간 간곡히 설득한 끝에 추가 피해를 막아냈다.

이같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의 노력이 모여 대응단 출범 이후 보이스피싱 발생이 이전 대비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대응단 상담센터에 설치된 실시간 현황판. 응대율이 99.7%로 나타나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경찰청은 지난해 10월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가 6687건으로, 전년 동기(9777건) 대비 31.6%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피해액 역시 같은 기간 5258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26.4% 줄었다.

대응단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업무가 경찰, 금융당국, 과기부 등 각 부처에 산재되어 있어 범죄 차단 및 피해회복의 ‘최적 시간’을 놓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지난해 9월 29일 출범했다.

보이스피싱은 특히 통상적으로 매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대응단이 출범한 작년 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오히려 27.9% 감소하며 ‘연말 피싱 특수’를 억제했다.

대응단 체계가 안착한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가 64.5% 급감했다.

이는 대응단 출범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 고나련 신고 접수 및 대응창구가 대응단 신고대응센터로 단일화되고, ‘24시간 365일 대응 체계’로 전면 전환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대응단 출범 전 69.5%까지 떨어졌던 신고 전화 응대율은 98.2%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고대응센터는 앞으로 100% 가까운 응대율 유지를 목표하고 있다.

아울러 사후 수사의 패러다임도 범행 수단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으로 변화했다. 대표적으로 대응단은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삼성전자, 통신3사와 협력해 지난해 11월부터 ‘긴급차단’ 제도를 도입했다.

국민들은 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를 삼성 휴대전화를 통해 간편히 신고할 수 있고, 대응단에서 신고된 번호가 피싱 번호가 맞는지 신속히 판단하여 통신사에 차단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즉시 해당 번호의 통신을 7일간 차단한다.

기존 이용 중지 요청을 통한 전화번호 차단에는 1~2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해, 긴급차단은 모든 차단 요청과 조치가 시스템 연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져 차단 시간 10분 내로 앞당겨졌다.

대응단은 현재까지 총 4만 1387개의 전화번호를 차단해 추가 범행을 방지하고 있다. 아울러 피싱 조직이 해당 전화번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싱조직에도 150억원 이상의 비용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리딩사기, 팀미션 사기 등의 주요 범행 무대가 된 ‘메신저’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체계도 구축했다.

대응단은 지난달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주요 범행 키워드 등을 공유해 이용자들이 범행 시도를 신속히 인식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으며, 4월 중에는 카카오와도 범행 계정 차단 등 피싱범죄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응단은 국경을 넘나드는 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거점 타격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약 10만 건이 넘는 콜센터 접속 IP를 추출·분석해 관련 국가에 제공, 현지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또 초국경범죄 조직 피의자 송환 시 사건 기록, 악성 앱 접속기록 등을 분석해 배후·연계 조직 검거 단서 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의 근무자들이 이미 사기범의 심리 지배에 빠진 피해자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설득하며 시스템과 정책, 현실 세계에 있는 피해자의 거리를 메꾸고 있다.

지역 경찰들도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스피싱 112신고에 대해 점검표를 기반으로 접수부터 현장 대응까지 전 과정을 체계화하고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책 시헝 이전 현장에서 바로 피해를 예방한 건수가 2.69배 늘었고, 예방 금액도 2.28배 증가했다.

대응단은 나아가 신종 스캠에 이용하는 계좌도 정지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및 은행권과 협력을 강화하고, 신종 스캠 관련 입법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이 신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과정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사기범들이 끈질기게 범행을 시도하고 법의 공백과 최신 기술을 이용해 도망치더라도 우리는 더 끈질기고 집요하게 이들을 추적하고 차단할 것”이라며 “의심스러운 전화나 연락을 받으시면 주저하지 말고 1394를 눌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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