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일 평양에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사회주의 우방 연대와 체제 결속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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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30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방중하면서 중국 고위급 인사의 참석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최 외무상은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리창 국무원 총리를 연달아 만났는데, 이번 만남의 목적 중 하나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중국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하는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 관계는 지난해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으로 다소 냉각됐으나, 김 위원장이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다시 회복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북한이 당시 노동당 비서 최룡해를 중국 9·3 열병식에 파견했을 때, 중국은 이에 화답해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서기처 서기였던 류윈산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보낸 바 있어 이번에도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 주석의 평양 방문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 주석이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평양을 찾는 것은 외교적으로 부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문제연구원(RSIS)의 리밍장 부교수는 최근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평양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 열병식에 참석한 전례가 없고, 한·미 양국과의 외교적 균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보다 직위가 높은 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9·3 열병식에 초청한 것은 이미 외교적으로 상당한 예우를 한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중요한 국제무대를 제공하고 양국 관계 개선의 기회를 줬기 때문에 굳이 최고지도자의 방북으로 보답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0일 노동당 8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중국 대표단 급(級)이 향후 양국 관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 매체의 대중 보도는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여전히 미묘한 거리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북한은 최-왕 회담을 보도하면서 회담의 분위기나 양국 관계를 찬양하는 서두 표현이 빠져 있는데, 이는 러시아 관련 회담 보도에서 보이는 통상적 수사와 대조적이었다”며 “오는 10일 열릴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어떤 급의 중국 대표단이 참석할지가 향후 북중 관계의 ‘온도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