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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동시에 해외 현지에서 최대한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이나 달러 대신 다른 외환으로 결제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A사 관계자는 “장기간 재고를 비축할 수 없는 가공식품류여서 환율에 더 취약하다”며 “가격대가 생명인 해외 직소싱 제품인 만큼 일시적으로 유통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유명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가성비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직소싱 제품들을 전략적으로 확대해왔다. 경쟁적으로 해외에 나가 현지 협력사를 발굴해 상품군을 확장하던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고환율 폭탄을 맞게 된 셈이다.
해외 직소싱 제품 150여종을 유통하고 있는 편의점 B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B사는 환율 변동을 고려해 기간별로 해외 공급사와 가격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고환율이 지속하면서 해외 직소싱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B사 관계자는 “상황상 공급가 인상이 논의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해외 직소싱보다 국내 제조 제품의 수출을 강화하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고환율 사태를 돌파하기 위해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대형마트 C사는 고환율에 따라 원가 상승이 높아지는 품목은 판매를 일시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특히 수입육의 경우 환율 변동에 즉각 반응하는 품목이다. 지난주 평균 환율이 이번 주 원가에 반영되는 식이다. C사 관계자는 “수입육은 고환율로 상품 원가가 10% 정도 오른 상태”라며 “수입육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주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과일도 최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국내 수급이 가능한 과일 품목으로 판매를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직접 생산자가 아닌, 유통 채널이어서 자체 상품 운용 전략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편의점의 사례처럼 유통을 일시 중단하는 식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냉장 기반 수입 제품들은 고환율 여파를 피하긴 어렵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냉동물량은 사전계약 비축분이 있어 고환율이어도 즉시 판매가 인상으로 연결되진 않지만, 냉동물량은 주 단위로 발주가 들어가기 때문에 방법이 딱히 없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환율이 이어지면 매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