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껏 적령기에 이르렀어도 결혼을 망설이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출산을 미루려는 분위기가 짙었으나 이런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출산·양육에 일차적인 책임을 진 여성들의 인식 변화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최근 25~49세 남녀 2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30대 여성 비율이 60%로 나타났다는 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발표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답한 25~29세 여성도 48.1%로 나타났다고 한다. 지난 조사에 비해 크게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
최근 몇 달 사이 출산율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이 나타난 것도 이러한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7월의 국내 출생아 수가 2만 60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9% 늘어나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의 추세대로라면 인구가 줄어들면서 끝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 상에서 소멸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가 꾸준히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펴 온 결실이 이제야 맺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하고자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도 작용했을 법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앞서의 조사 결과가 지속적인 추세를 보일는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서고 있는 젊은이들이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실제 결혼·출산으로 이어가려면 범사회적인 지원 태세가 요구된다.
결국은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결혼하고 싶어도 직장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이 있더라도 결혼을 하려면 전셋방이라도 얻어야 하지만 그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아 기르려면 더욱 엄청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정부의 지원 정책이 맞춤형으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하는 이유다. 결혼·출산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 변화를 계기로 바닥에 떨어진 출산율을 되살리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