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3.21%(4000원) 하락하며 12만 50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청산이 겹친 지난 5일 ‘블랙 먼데이’ 다음날 증시가 반등했음에도 24.91% 폭락한 데 이어 코스피가 약보합에 그친 6일에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이 12만원대 초반까지 밀린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있었던 화장품 테마 랠리 상승분 대부분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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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어닝 쇼크는 미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나름 선방했음에도 중국에서 예상보다 적자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대를 모았던 코스알엑스 편입 실적이 추정치를 하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성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가 나오면서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췄다.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어렵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관련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며 3분기 중국 적자는 2분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실적 가시성이 훼손된 만큼 불확실성이 완화된 이후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장주가 실적 이슈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화장품 테마주의 상승 동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한국화장품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입 물량 또한 늘고 있는 등 K-뷰티 열풍이 계속되고 있으나 경기침체 우려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부담스럽다. K-뷰티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소비심리 침체로 미국 등 서구권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관련 특수를 노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부진한 실적이 매크로 불확실성과 겹쳐지면서 화장품 센티먼트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꾸준히 높아진다는 점은 분명하며 다른 국가에서도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짐이 확인되고 있다”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부각할 수 있으나 화장품 섹터에 대한 투자 판단이 조심스러워지는 구간”이라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