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가면 성폭행 당해” 초등생에 막말한 교감

홍수현 기자I 2023.07.07 05:50:4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초등학생에 ‘성폭행’ 등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고 일선 교사들에게 직장 내 갑질을 한 교감에 대한 감봉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이데일리 DB)
7일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은 A교감이 전남도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감봉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교감은 지난 2021년 12월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전남도 교육공무원 징계위는 ‘A교감으로부터 일방적이고 부당한 업무처리, 비인격적 대우, 모욕적인 언행 등으로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전남 한 초등학교 교사 6명의 민원을 접수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A교감의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다수 적발됐다.

일례로 A교감은 교사에게 육아시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개인 사비로 포토존을 조성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교사에게는 “평가는 교사의 권력이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근무평정을 낮게 주겠다”고 강요했다.

또 독단적으로 과정중심 평가 영역을 교과에 포함시키도록 지시했다.

A교감의 횡포는 교사에게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까지 뻗어나갔다.

그는 대안학교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거기 학교는 학업을 사실상 중단한 학생들이 가는 곳이다. 거기 가면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고 술과 담배 등을 하면서 불량학생이 될 수 있다”는 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

A교감은 법정에서 “민원을 제기한 교사들이 평소 갈등을 빚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교사 진술을 토대로 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교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비위행위는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며 “원고는 교감으로서 교사와 학생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상당히 부적절한 발언 등을 했고 교사의 수업권도 침해해 비난가능성이 작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경우 ‘감봉’은 가장 약한 징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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