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제선 세하 대표 “하반기 백판지 업황 반등…니치마켓 뚫겠다”

이정현 기자I 2023.01.16 06:30:00

글로벌침체, 원가절감 및 경쟁력 강화로 돌파
고객사 니즈 반영한 시장세분화로 틈새 시장 공략
친환경 트렌드에 백판지 중장기 성장 가능성 밝아
신입 사원으로 시작해 대표까지…주주친화정책도 약속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경기침체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나 세하는 이를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단단한 내수에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확대 그리고 니치마켓 진출로 불황을 넘겠다. 주주친화정책도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제선 세하 대표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 만나 자리에서 2023년 목표와 경영전략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고 원가절감 및 품질관리 혁신으로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어려운 때일수록 판매부문의 역량과 제조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백판지 업계에서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제선 세하 대표
세하(027970)는 해성그룹 산하 백판지 제조 기업이다. 백판지란 제과, 제약, 화장품 등 경공업 제품의 포장재로 사용되는 종이를 말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에 택배와 포장 물량이 늘며 수혜를 입었으나 엔데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로 업계 전반에 위기가 도래한 상황이다. 세하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745억88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수익이 16.1%가량 늘어난 반면, 영업익은 83억 5377만 원으로 30.5% 줄었다. 펄프와 원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유틸리티 비용이 증가하는 등 원가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세하는 이에 롯데제과, 동서식품 등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한 상품개발로 내수를 단단히 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카누의 포장용 백판지인 ‘카누지’ 등 특정 기업, 특정 제품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니치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 공략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상반기까지는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업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렵다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 제과사를 기반으로 내수 거래처를 지키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나 백판지 산업의 미래는 밝다. 언텍트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 관심이 높아지면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 수요는 오는 2030년까지 우상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세하 역시 친환경 내수내유 코팅제품을 출시해 기존 PE코팅 제품을 대체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용기의 대체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며 “올 펄프 제품을 재활용 종이인 고지를 100% 사용한 제품으로 대체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계열사인 한국제지 등과 기술개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91년 세하의 전신격인 세림으로 계열분리 되기 전 무림제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0년대 중반 회사가 에너지 사업에 잠시 눈을 돌렸다 경영이 악화되고 워크아웃을 거치는 등 세파를 함께했다. 누적 결손금이 아직 완전해결되지 않았으나 백판지 업계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에 손꼽힐 정도로 기업 체질이 개선됐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기에 애정도 깊다. 이 대표는 “세하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니 기획부터 영업, 구매, 생산 등 거쳐보지 않은 곳이 없으며 현재 직원 중 70% 이상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가족같은 분들”이라며 “직원들에 항상 ‘건전한 욕심을 가져라’고 주문하곤 한다. 경쟁을 통해 구성원이 레벨업하면 회사의 밸류에이션도 올라가고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장기적으로 주주친화적인 정책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주주분들이 만족할 정책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어려운 과정을 헤쳐나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조만간 좋은 결과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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