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선 세하 대표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 만나 자리에서 2023년 목표와 경영전략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고 원가절감 및 품질관리 혁신으로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어려운 때일수록 판매부문의 역량과 제조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백판지 업계에서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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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는 이에 롯데제과, 동서식품 등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한 상품개발로 내수를 단단히 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카누의 포장용 백판지인 ‘카누지’ 등 특정 기업, 특정 제품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니치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 공략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상반기까지는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업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렵다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 제과사를 기반으로 내수 거래처를 지키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나 백판지 산업의 미래는 밝다. 언텍트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 관심이 높아지면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 수요는 오는 2030년까지 우상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세하 역시 친환경 내수내유 코팅제품을 출시해 기존 PE코팅 제품을 대체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용기의 대체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며 “올 펄프 제품을 재활용 종이인 고지를 100% 사용한 제품으로 대체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계열사인 한국제지 등과 기술개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91년 세하의 전신격인 세림으로 계열분리 되기 전 무림제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0년대 중반 회사가 에너지 사업에 잠시 눈을 돌렸다 경영이 악화되고 워크아웃을 거치는 등 세파를 함께했다. 누적 결손금이 아직 완전해결되지 않았으나 백판지 업계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에 손꼽힐 정도로 기업 체질이 개선됐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기에 애정도 깊다. 이 대표는 “세하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니 기획부터 영업, 구매, 생산 등 거쳐보지 않은 곳이 없으며 현재 직원 중 70% 이상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가족같은 분들”이라며 “직원들에 항상 ‘건전한 욕심을 가져라’고 주문하곤 한다. 경쟁을 통해 구성원이 레벨업하면 회사의 밸류에이션도 올라가고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장기적으로 주주친화적인 정책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주주분들이 만족할 정책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어려운 과정을 헤쳐나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조만간 좋은 결과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