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11월 전망 리포트에서 K배터리 업체들의 지난 한 달 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서도 3분기 호실적을 보여준 데다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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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주식형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이다.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에 두 배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이 기간 65.8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7.64% 오르는 데 그쳤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29.38%), ‘KODEX 2차전지산업’(28.04%), ‘TIGER 2차전지테마’(23.57%), ‘KBSTAR 2차전지액티브’(22.07%)도 순위권에 올랐다.
국내 2차전지주들이 실적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인 덕분이다. 올 3분기 역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SDI(006400)는 같은 기간 32%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이노베이션(096770)도 각각 29%, 25% 오르는 등 두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심원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기업 이익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다”며 “확실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 2차전지 장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실적 가시성을 보여준 데다 향후 투자로 확장성까지 잡을 2차전지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부와 손을 잡고 함께 성장할 분야라는 기대도 나온다. “투자 있는 곳에 성장 있다”는 믿음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2차전지 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주요 2차전지 3사 기술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R&D 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중국 배터리를 배척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면서 반사이익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회사들의 미국 진출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국내 2차전지 회사들에 큰 기회”라며 “이번 배터리 얼라이언스 출범은 국내 2차전지 회사들의 원활한 미국 진출이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려도 있다. 4분기부터는 3분기 호실적을 이끈 요인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환율은 예측이 어렵지만 판매가격은 6월부터 하락한 메탈 가격이 양극재에 반영되고 이를 확인하는 순간 셀 업체의 가격 효과에 대한 기대도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산 차량 가격을 인하하기로 조치하면서 배터리업체 주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하지만 11월에도 K배터리 수급이 몰릴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아직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 위축 가능성보다는 주문 잔고가 높다는 데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