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찬바람 불면 배당주?…변동성에 강한 '알짜'로 장기 봐야"

이은정 기자I 2022.10.18 06:10:00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총괄본부장
베어링고배당 펀드, 올해 코스피 수익 8%P 상회
무조건 고배당 아냐…ESG 평가 기반 배당성장주
변동성 장세, 우량 배당주는 기회…펀드로 장기 접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강도 높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기업들의 배당 여력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재무 역량이 뛰어나 배당 능력이 되는 우량한 배당주는 빛을 발합니다. 이를 골라 담은 배당주 펀드가 하락장에서 시장 수익률을 큰 폭 이긴 이유죠.”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총괄본부장은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02년 첫 설정된 국내 최고(最古) 배당주 펀드 ‘베어링고배당(주식)’은 폭락장이 이어졌던 올해도 시장을 꾸준히 이기고 있다. 해당 펀드는(8월 말 기준) 코스피가 약 17% 하락한 구간에서 -9.17%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총괄본부장
◇ “베어링 배당주 펀드, 하락장·상승장 모두 이긴 이유”

코스피는 지난 9월에만 12.81% 폭락하며 연저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내년 약세장 속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주요 운용역들은 연말까지 코스피 최하단 밴드를 2000으로 제시했다, 고강도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기업 이익을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도 시퍼렇게 멍들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10월13일 기준) -28.46%에 달한다. 최 본부장은 “어떤 펀드는 상승장에 빛나지만, 하락장에서 관리가 안 되기도 한다”며 “상승장을 잘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락장에서 방어하는 게 정말 중요하고, 이는 펀드 투자자들과의 신뢰에도 중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급락하는 주식이 코로나19 이후 과도하게 올랐던 주식”이라며 “대다수 펀드가 이러한 주식들을 추종하지 않기 어려운데, 베어링은 투자 철학에 따라 과감하게 제외했고 소외된 가치주를 주목했다”고 말했다.

베어링 고배당 펀드는 △배당 성장주(성장성이 높은 주식)와 △역사적 고배당주(업황의 바닥권에 있는 주식)를 적극적으로 편입한다. 상승장도 누리도록 대응한다. 베어링 고배당 펀드는 지난해 코스피가 3.63% 상승할 동안 10.00%를 기록했다. 그는 “배당 수익성·안정성만이 아닌 기업 성장성도 함께 반영한다”며 “기업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재무 건전성이 양호해야 배당수익도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무조건 고배당보다 ‘ESG 건강한 기업’ 장기 체력 선호”

특히 재무와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건강한 기업’에 주목한다. 이는 그린 워싱’, 부족한 재무 역량, 올바른 경영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 테마 기업들을 비싼 가격에 매수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최 본부장은 “‘찬바람 불면 배당주’란 말이 있듯이 통상 겨울에 연말 배당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며 “무조건 높은 배당만을 선호하기보다 배당을 지급할 기업의 능력과 현금흐름, 주주환원에 초점을 둔 배당주 펀드는 변동성에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 원인이 ESG에 있다고 판단하면 우호적 주주 관여에 나선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ESG를 평가해 ‘알짜’를 담는다. 최 본부장은 “글로벌 ESG 리서치 데이터가 한국 중소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돼 있다고 판단해 이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어링 고배당 펀드는 8월 말 기준 대형주를 61.98%, 중형주 18.05%, 소형주 4.31%, 코스닥 6.32%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상위 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 현대차2우B(005387), KT&G(033780), POSCO홀딩스(005490), 에스에프에이(056190) 등이다.

◇ “금리 올라가면 배당주 투자 매력 줄어든다? NO”

향후 시장 환경에 대해서는 “금리가 올라가면 배당주 투자 매력이 줄어들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도 같은 고민을 했지만, 실제로는 배당금 수익이 늘었고 올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수익률에 포함된 주식 기대 수익률과 채권 이자율을 비교해야 하는데, 주요 배당주 기대 수익률이 매우 높다”고 했다.

아울러 변동성 장세에서 기업별 분석을 통해 ‘바텀업’으로 종목을 구성하는 배당주 펀드 투자가 유효하다고 봤다. 최 본부장은 “예컨대 ETF는 기업별 밸류에이션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비우호적 환경에서 배당 수익률, 현금흐름, 경영진 주주환원 등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을 담은 배당주 펀드를 퇴직연금을 통해 접근해 시장을 이기고 투자들의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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