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 기간은 국회의원들이 정부 감시와 견제 기능을 철저히 이행해 국민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데요. 의원들을 보좌하는 보좌진들은 굵직한 이슈 선점을 위해 9월 내내 ‘밤샘’의 연속입니다. 오늘 ‘배진솔의 정치사전’에서 보좌진협의회 제32대 회장인 제방훈 보좌관(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 소속)을 만나 ‘국감 기간 보좌진의 하루’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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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잘못된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이고, 잘 된 부분에 대해서는 부처 사업 하나하나를 국민께 잘 보고드리는 기회”라며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표인 의원이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을 잘해야 국회가 신뢰받는다. 그것을 가장 집중적으로 하라고 ‘보고의 장’이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때문에 보좌진들은 8월 초부터 아이디어 논의를 시작합니다. 의원이 맡은 상임위원회 소속을 들여다보고 어떤 부처에 어떤 것을 물을 것인지 자료 요구서를 만듭니다. 이것을 토대로 질의서를 작성하고 필요하다면 현장에서 쓸 시청각 자료도 미리미리 준비해두죠.
보좌진들 사이에서 들리는 말은 국감 준비는 ‘9 to 6’(나인투식스)가 아니라 ‘6 to 9’(식스투나인) 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해 새벽 시간이 진짜 국감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는 의미죠.
제 보좌관은 “일과시간에는 해야할 일들이 있다. 의원님과 면담하려는 분들을 만나고, 지역구 일, 인터뷰 작업 등을 한다”며 “의원님의 상임위 활동, 당 내 일정 등을 챙기다보면 차분하게 국감 질의서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저녁 이후부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감 기간에는 퇴근 시간, 주말 출퇴근이 정해져있지 않다. 워낙 이슈가 많고 정리해야할 내용도 많고 찾고 또 찾고 끊임없이 새 이슈를 건드려야 한다”며 “국감이 끝나면 찬바람이 들고 은행도 다 떨어지고 ‘가을 나들이’는 해본적이 없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이것은 비단 서일준 의원실의 이야기만이 아닌데요. 그럼에도 각 의원실의 보좌진들이 국감 기간을 이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보좌관은 “국민 실생활과 밀접하게 이뤄지는 정책이 많다. 정부 정책 감시가 국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와 동시에 의원의 활약상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요. 제 보좌관은 “국감에서 한 의원이 어떤 것을 질의했는지 도드라지게 와닿는 이슈가 되는 것이 굉장이 어렵다”며 “국민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활약하는 의원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숨겨진 자료를 찾아낸다던지 전수조사해서 비교한다던지 등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제 보좌관은 “이번 국감에서 여야 간 대표선수를 비방하거나 꼬투리를 잡거나 진영 싸움으로 번져 국감장이 파행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럴 때면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부처 사업과 정책에 대해 개선하는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보좌관은 제18대 국회인 2008년부터 국회 생활을 시작해 15년차 국회 보좌관으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실무위원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