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실 제일 높은 곳에 걸려있는 문구다. 이 시장이 고심해서 직접 만든 13자 슬로건이다. 특례시로 업그레이드된 용인의 성장을 담은 그의 아이디어다. 여전히 뼛속까지 기자 열정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 시장은 취임한지 3개월도 안됐지만 자료도 없이 막힘없이 술술 풀어나갔다. ‘딱 하루’ 쉬었다는 그는 용인시민들이 부여한 책무이기에 지역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 발전시키기 위한 발걸음을 쉴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까. 이 시장은 38개 읍면동 현장을 돌며 주민들과 일일이 만났다. 현장에서 주민들 얘기를 듣고 시정에 대한 오해도 풀고 시정방향을 설명하다 보면 분명 보람도 있지만 하루 일과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고 한다. 그의 시민 ‘소통법’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시장은 20일 시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시민들과 얘기를 주고 받다 보면 공직사회가 해야할 일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명확해진다”며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직자들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미쳐 헤아리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자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뿐 아니라 직원과 소통을 많이 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 시장은 “처음에는 용인시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서 시작을 해봤고, 두번째는 수지구청에서 오프라인으로 직원들을 만났다”며 “이 두번은 사실 담당부서에서 일정을 짜 놓은 건데, 보여주기식 행보로 비쳐지는 것 같아서 내심 내키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회의 말미에 같은 부서가 아니더라도 소그룹으로 모여서 저에게 요청을 하면 점심식사를 하면서 편하게 대화하는 방식의 소통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얘기를 했다”며 “반응이 좋다. 식사를 요청한 소그룹들이 많이 몰려서 추첨을 통해서 뽑아야 할 정도라고 들었다”고 웃었다. 여기에 더해 소통에 주안점을 둔 이 시장은 출근 복장에 ‘여유’를 담기로 결심했다. 이것이 바로 ‘청바지’ 출근이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공직사회의 경직된 문화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그의 깜짝 제안이었다.
이에 시는 매주 금요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캐주얼데이’를 운영 중이다. 가장 먼저 솔선수번을 보인 것도 이 시장이다. 즉각 이 시장은 넥타이를 풀고 하늘색 줄무늬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간부 공무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매주 금요일에는 시청 공직자들은 가벼운 복장으로 출근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원들과 형식적인 보고 문화 관행도 과감히 없었다. 이 시장은 무조건 직원과 대면보고를 지양하고 핵심적인 것인 부분만 보는 것으로 바꿨다.
특히 이 시장이 직접 만든 ‘함께 만드는 미래’는 다른 지자체와 차별점을 뒀다. 그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중심’, ‘시민이 만들어 가는’ 등의 엇비슷한 구호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민이 주체가 된다기보다는 공공서비스의 수혜자로서의 수동적인 시민만을 담았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라는 방법론적 문구를 제시한 것이다.
이 시장은 “용인 르네상스는 아시다시피 중세 유럽의 문화 융성 운동인 르네상스를 차용해서 만들었다”며 “르네상스는 중세 유럽의 도시국가 피렌체에서 시작된 문예부흥 운동이면서 철학, 과학, 문화, 예술 모든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대를 상징하는 단어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용인시가 반도체 산업 뿐 아니라, 도시의 모든 부분을 고루 발전시켜 시민들과 함께 업그레이드 된 용인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르네상스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르네상스를 크게 반도체와 도시문화로 나눠 용인시 도약과 발전을 계획 중이다.
그는 반도체 르네상스 구상안에 대해서 “용인시 동서를 관통하는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과 용인 플랫폼시티~삼성전자 기흥캠퍼스~원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L자형 반도체 벨트를 구축해서 이 안에 우수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들어서면 용인의 반도체 경쟁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견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아울러 “도시문화 르네상스는 반도체 등 첨단 기업들의 용인시 입주와 연계, 각종 생활 인프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용인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미래의 용인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처인구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과 기흥구 용인플랫폼시티 개발계획 등 용인의 변화된 여건을 반영해서, 각종 생활인프라를 확충하는 것과 체계적인 도시개발 수립으로 수지지역을 중심으로 한 난개발의 흑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도 도시문화 르네상스 밑그림의 하나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유구한 역사와 유적을 활용한 문화 인프라와 융합해 새로운 인프라도 구상 중이다. 그는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등 메이저 관광자원에만 국한되던 관광산업을 처인성, 심곡서원 등을 활용해 관광자원의 다변화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무역학과 졸업△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 △19대 국회의원 △19대 총선 새누리당(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 △국민의힘 용인을 당협위원장 △건국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