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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오른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반달가슴곰은 국내에서 ‘사육곰’으로도 불린다. 사육곰은 웅담 등 곰의 신체 부위를 먹기 위해 사육되고 있는 곰을 말한다.
1981년 곰 쓸개즙이 간장 보호에 좋다는 인식에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자 정부는 농가 소득 창출 목적으로 반달가슴곰 사육을 장려했다. 곰의 웅담, 발바닥, 피 등이 식용으로 거래돼 왔다. 그러나 1985년 곰 수입이 중단되고, 1993년 멸종위기 동물 거래 규제(CITES) 가입으로 곰 수출도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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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반달가슴곰은 새순, 열매, 과일, 나무뿌리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그러나 사육 농가에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식육 부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을 급여한다. 몸에 맞지 않은 것들만 먹었던 탓일까. 사육곰 농가 뜬장 밑에는 곰들의 하얀 기름변이 가득했다.
사육곰들은 곰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뜬장에서 살면서 발바닥이 갈라졌다.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털이 자라나지 않는 피부병도 얻었다. 사육곰들은 좁은 뜬장에서 가려운 몸을 온종일 긁고 스트레스를 이기려 고개를 흔드는 정형행동을 보인다.
◇정부의 곰 사육 종식 선언…갈 길 먼 곰 생추어리
환경부, 사육곰협회, 동물단체, 전남 구례군·충남 서천군은 2021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한 끝에 2026년부터 곰 사육 전면종식에 합의했다. 사육곰 산업이 사양화되고 사육곰 학대와 불법증식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자 내린 결정이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사육곰 보호·관리 기반을 조성하고 2026년부터 몰수한 곰을 보호시설(생추어리)로 이송해 인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생추어리는 공장식 축산 환경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동물이 평생 가능한 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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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은 사육곰 300여마리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추어리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남 구례 생추어리는 49마리를, 충남 서천 생추어리는 최대 70~80마리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정부가 주도한 곰 생추어리 시설은 수용 개체수가 130여마리 정도”라며 “국내에 남아 있는 300여마리 사육곰을 전부 수용할 수 없다. 남은 개체수는 동물단체에서 개별적으로 구조활동을 진행 중이지만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육곰 산업 자체가 정부에서 시작됐지만, 정부는 이를 방치해왔다”며 “사육곰 중성화 사업은 정부의 주도로 이뤄졌지만, 사육곰 문제 공론화는 동물단체들의 오랜 노력이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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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6명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달 23일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소위 심사를 받고 있다. 법안은 △곰 사육 및 불법증식 전면 금지 △곰 부산물 취득, 운반, 보관, 섭취 전면 금지 및 몰수조치를 강제하고 있다. 만일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사육곰 금지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세부 하위법령인 시행령·시행규칙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부에선 이미 관련 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