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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경비 업무직을 담당하던 A씨는 2020년 10월22일 직장 상사인 관리부장 B씨와 회식 후 귀가하던 길에 사망했다. A씨는 술에 취해 자택 빌라 1층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다가 뒤로 넘어져 외상성 대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당시 회식 자리에는 참석 의사를 밝힌 직원 3명이 불참해 A씨와 관리부장 두 사람만 참여했다. 한 달 전으로 예정된 회식이 두세 차례 연기되자 직원들은 A씨에게 “이번에도 미루면 부장님한테 죄송하니 혼자라도 대표로 만나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고 A씨는 다른 직원과 근무 일정까지 바꿔가며 회식에 참여했다.
회식 자리에서 A씨는 B씨에게 인사이동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애로 사항 외에도 청소 장비 구매 및 청소구역별 업무수행 등 동료 직원들의 불편 사항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A씨 유족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던 회식 탓에 사고가 발생했기에 A씨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해 8월4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관리부장은 시설관리부의 총 책임자(3급)이고, A씨는 급수가 없는 청소경비 업무직이다”며 “둘 사이 개인적 친분도 없어 사적 관계에서 이뤄진 회식자리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관리부장은 시설관리부의 장으로서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일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며 “실제 이를 위해 평소 현장 직원들과 회식 자리를 자주 가졌고, 회식 당시 대화에는 동료 직원들의 업무 불편사항에 관한 얘기가 포함돼 있었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