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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1위(삼성전자)·글로벌 가전 1위(LG전자) 자리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위한 창조적 파괴 속에 나온 ‘차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차별화의 DNA’도 기다림의 미학이 없다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비록 실패가 뒤따를지라도, 기존과 다른 차별화된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낼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 결정 등 무언의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이 잇달아 “실패를 용납해야 혁신성장이 가능하다”(최태원 SK그룹 회장)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을 만들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며 마치 스타트업에서 주로 나오는 실패와 기다림을 골자로 한 언급을 내놓고 있는 건 고무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선정한 2021 혁신기술기업 중 하나인 홍콩 단백질 세포배양 회사 아방미트(Avant Meats)의 캐리 찬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창업 초기 투자하지 않기로 한 두 명의 투자자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지만, 이는 미래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데 매우 유용했다”며 “결국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시니어 스마트헬스케어사인 하이누누(Hinounou) 찰스 바크 설립자 겸 CEO도 “실패는 성공의 길”이라고 했다.
각 기업이 차별화를 앞세운 ‘경험’(experience)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종전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부문을 하나로 합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을 출범했다.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통해 삼성 브랜드를 ‘고객 경험’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취지다. 무선사업부 이름을 ‘MX사업부’로 바꾼 것과 사업부 내 개편을 통해 CX-MDE(소비자경험-멀티 디바이스 경험) 센터를 신설한 것도 마찬가지 전략이다. LG전자의 DX for CX(Digital Transformation for Customer eXperience) 전략도 궤를 같이한다. 차별화된 LG만의 디지털 전환을 경험한 고객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기 어려운 록인(Lock-in) 효과, 즉 LG만의 생태계에 묶어두겠다는 뜻이다.
한편에선 각 기업이 궁극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완성하기 위해선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혁신 기업가)를 양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일단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3040세대의 ‘실력자’들을 대거 임원으로 전진 배치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소 향후 수십 년간 회사를 먹여 살릴 앙트레프레너로 키우겠다는 각 기업의 복안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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