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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 따라 명칭이 바뀌고 기능이 강화 혹은 축소하여 온 여가부의 정치 편향성은 논외로 하고 2001년 여가부 출범이후 노동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균형이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1년 현재 여성의 고용율은 50.7%로 남성(69.8%)과 2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데, 지난 20여 년 동안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지 않다.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로 30대 여성 고용률이 뚝 떨어졌다가 40대에 다시 올라가는 M자형 고용률 곡선도 수십 년간 그대로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결혼 5년차에 최저이고 21년 차에 결혼 당시 고용률을 회복한다.
경력단절로 인한 남녀 소득격차도 문제이다. 상당수의 기혼 여성은 노동시장 복귀 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등 주변 노동시장에 취업을 하고 있다. 국세청 근로소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연간 남녀 임금격차는 20대 180만원, 50대 3150만원이다. 나이가 들수록 차이가 크다. 남성대비 여성의 임금은 20대에는 92.3%이나 30대는 73%, 40대는 58.5%, 50대는 47.6%이다.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는 OECD국가 중 가장 크다. 2019년 현재 성별임금격차는 32.5%로 OECD 평균(12.5%), 우리보다 조금 나은 일본(23.5%)과 각각 20%포인트, 9%포인트 차이가 난다.
뿐만 아니라 임금격차 축소 속도도 더디다. 1995∼2019년 동안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 개선(상승)률은 26.5%인데, OECD 국가 평균은 33.9%였다. 육아휴직 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근로자들에게 육아휴직은, 특히 많은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육아휴직에 따른 불이익, 부당 대우를 감수하여야 한다. 2018∼2020년 휴직자의 34%가 복직 후 6개월이 지난 후 주도록 되어 있는 육아휴직 사후지급금을 받지 못하였다. 3명중 1명이 육아휴직 후 원래 직장에 정상적으로 복귀하지 못하였다고 유추할 수 있다.
경력단절 없는 여성 취업, 남녀간 임금 격차 축소를 위해서는 고용형태가 다양화되고 일을 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정규직 중심이고 직무와 성과보다는 재직연수가 중요하다. 사람중심으로 일을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이 바뀌면 업무 수행이 어려워진다. 직무 중심으로 일이 이루어져야 파트 타임 등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활성화되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다. 고용 형태에 따른 휴가, 복지혜택 등의 차이도 없어져야 한다. 직장에서의 근속기간이 아니라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채용과 보상이 이루어져야 여성들이 출산 이후 노동시장에 복귀할 때 지금과 같이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복귀하기가 쉬어진다. 직무에 따라 일이 이루어진다면 기업은 출산 휴가자의 휴직기간 중 대체 근로자 고용에 따른 업무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고 휴직 근로자도 휴직 후 업무 복귀가 용이해 진다.
끝으로 한마디. 여성가족부가 다음 정권에서도 존치된다면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지난 4년간 여가부 ‘새일센터’를 통해 인턴채용지원금을 받은 기업의 10% 가까운1100개가 넘는 사업장이 감원방지 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위반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여가부는 적발하지 못했다. 여가부는 고용부 협조를 얻어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과연 제대로 해낼지 의문이다. 이런 불신을 극복하는 일이 여가부가 존치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