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사랑Ⅱ’는 아이돌 그룹 ‘슈퍼 한(恨)’의 데뷔곡으로 막을 연다. 연극 제목과 같은 노래 ‘사랑Ⅱ’는 ‘사랑의 후속편은 결점 없는 완벽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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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작품은 최근 해외서도 인기인 K팝,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를 소재로 다뤄 눈길을 끈다. 박본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내 근원과 같은 나라인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특히 K팝과 K드라마는 최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소재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로 대표되는 한국 연예 산업, 여기에 천년(극중 설정은 1만년)을 수행하면 용이 된다는 이무기신화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엮는다. 아이돌이 되고자 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룡(박소연 분), 현무(강현우 분), 주작(이유진 분)이 ‘지구의 핵’에서 완벽한 아이돌이 될 네 번째 멤버 ‘이무기 짱’(김예림 분)을 키우는 과정이 아이돌 연습생의 성장 과정처럼 펼쳐진다.
박본 작가가 주목한 것은 한국사회 속 ‘완벽함’이다. 그는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본 한국사회의 본질은 ‘완벽함에 대한 열망’이었다”며 “특히 작품 리서치 과정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훈련하는 연습생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러한 생각이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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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본 작가는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 속에 액션과 정치적 함의까지 담아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코미디와 스릴러가 공존하는 영화 ‘기생충’ 등을 언급하며 “K컬처는 한 작품 안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가 존재해 다른 국가의 팬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국립극단과의 첫 작업에 대해서는 “행복이자 축복이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그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나 자신과 한국 사회, 그리고 유럽과의 정서적인 차이까지 작품에 녹여낼 수 있어 좋았다”며 “또 다른 작업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전했다. 공연은 다음달 1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