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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흥행 코드 없지만…웃음·눈물 모두 담은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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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1.05.11 06:00:00

[리뷰]연극 ''안녕, 여름''
권태기 빠진 6년차 부부의 이야기
가까이 있는 이들의 소중함 되새겨
송용진·이예은 등 연극 연기 ''눈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5년 만에 막을 올린 연극 ‘안녕, 여름’에는 대학로 연극·뮤지컬의 익숙한 흥행 코드가 없다. 남자 배우들만 등장하지도 않고, 2인극도 아니며, 젠더프리 캐스팅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게이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역할을 할 뿐이다.

연극 ‘안녕, 여름’의 한 장면(사진=알앤디웍스)
그래서 ‘안녕, 여름’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관객에게 권할 만한 작품이다. 평범한 부부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삶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공감과 위로로 담아 전하고 있다. 지난 7일 공연장에는 젊은 커플부터 나이가 지긋한 중년 부부까지 평소 대학로에서 보기 힘든 연령·세대의 관객이 객석을 채워 이 연극이 형성하고 있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했다.

작품은 권태기에 빠진 6년차 부부 태민과 여름의 이야기를 그린다. 1년 전 두 사람은 권태기에서 벗어나고, 또 늦게라도 아이를 갖기 위해 오키나와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권태로운 생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 태민과 여름 부부 앞에 배우를 꿈꾸는 젊은 여자 란, 사진작가 지망생 동욱, 게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조지가 등장하면서 부부 사이에 감춰진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원작은 일본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가 쓴 희곡이다. 국내에선 2010년 ‘그 남자가 아내에게’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일본영화로 먼저 소개됐다. 연극으로는 공연제작사 알앤디웍스가 제작을 맡아 2016년 초연에 올랐다. 조지의 캐릭터처럼 일본 작품 특유의 느낌도 없지 않지만, 연극은 일상적이고 공감가게 각색한 대사와 극 전개로 보편적인 정서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권태에 빠져 있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 그리고 성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솔직한 대사가 크고 작은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극 후반부에는 웃음을 눈물로 바꾸는 반전도 있다. 일본 영화·드라마를 즐겨 본 관객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전이지만, 연극은 반전의 충격보다 그 속에 담긴 메시지에 집중하며 감동을 전한다. 가족, 친구, 연인처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이들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태민 역에는 배우 송용진·장지후·정원조, 여름 역에는 배우 박혜나·이예은이 캐스팅됐다. 지난 7일 공연에선 송용진, 이예은이 호흡을 맞췄는데, 일상적이고 평범한 부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지 역은 배우 남명렬·조남희가 번갈아 맡는다. 동욱 역은 박준휘·조훈·반정모, 란 역은 이지수·박가은이 연기한다. 공연은 오는 6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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