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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탄소중립 선언에…대기업들도 수소사업 진출 봇물

김정유 기자I 2021.01.01 05:00:45

<그린뉴딜 산업현장을 가다>①수소연료전지발전소
포스코는 CEO 직속 조직도, 수소 500만t 생산 추진
SK그룹도 2023년부터 연간 3만t 액화수소 생산 계획
한화 그린수소에 2000억 투자, 효성도 액화수소공장 건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사업 진출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그린뉴딜’ 정책 추진 등의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탄소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도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공격적으로 수소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수소사업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대기업 집단은 포스코, SK그룹, 한화그룹, 효성그룹 등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전부터 친환경 수소사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오긴 했지만 올 들어 직접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총 110기의 수소충전소 확충, 2022년까지 수소차 등 미래차 38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자 수소 밸류체인 확대를 위한 투자가 물밀듯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최근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계 구축을 골자로 한 중장기 수소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연임이 확정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회사의 체질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도 기여하기 위한 승부수다. 포스코는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친 밸류체인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총출동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최근 수소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주사 SK(주)에 그룹내 수소사업 콘트롤타워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또한 SK E&S를 중심으로 오는 2023년부터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 수도권에 액화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수소사업추진단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포스코와 SK그룹의 수소 생산설비 투자는 앞으로 부족할 수 있는 수소 공급망 확충 차원에서 중요하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나 화학사에서 부생수소를 만들곤 있지만 자체 소화하는 양이 꽤 크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 등에 사용되는 수소는 앞으로 점점 부족해질 수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를 분리해서 만드는 개질 수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제한적이다보니 기업들이 여러 수소 생산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중심으로 수소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과 함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화에너지(대산그린에너지), 수소 충전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을 통해 수소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2000억원의 투자도 결의했다.

수소 생산부터 유통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한 효성그룹 역시 글로벌 화학업체인 린데그룹과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 울산 용연공장내에 연산 1만3000t 규모 액화수소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더불어 국내 수소충전소 점유율 1위인 효성중공업, 수소연료탱크 소재인 탄소섬유 기술을 보유한 효성첨단소재 등도 수소 분야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 사업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는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서도 매우 활발한 움직임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도 한국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이 세워질 효성 울산 용연공장의 전경. (사진=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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