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수입산 재료로 만든 ‘1000원 김밥’이 등장하고 급속도로 자리를 잡으면서 김밥의 이미지는 완전히 추락했다. 유년 시절 천원김밥을 겪어온 우리들의 머릿 속에는 ‘김밥은 한 줄에 1000원’이라는 등식이 머리에 확 꽂혀 조금만 가격이 인상돼도 비싸다고 난리가 난다.
어쩌면 ‘땅’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 고정관념도 연못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들, 즉 초보자의 돈을 노리는 사기꾼과 투기꾼들로 인해 고착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나도 땅 투자를 해야겠어. 역시 재테크는 땅이야”라고 지인에게 말해보자. 모르긴 해도 대부분 우려 섞인 만류를 할 것이다. 마치 십 년 전 법원경매 시장처럼 말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당시에는 경매 투자자를 ‘가엾은 채무자와 세입자를 거리로 내모는 하이에나’로 취급하는 시선이 팽배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매 대중화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지 고수들이 먹을 것이 없다며 아우성을 칠 지경이다.
이렇게 땅에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앞선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아파트와 상가, 원룸, 경매 투자는 대부분 알지만 땅 투자자는 아직도 극소수다. 아는 사람만 하니까 타 투자 시장보다는 경쟁이 덜 치열해 좋은 땅을 저렴한 가격에 낚아챌 수 있다.
내가 잘 모르는 어떤 분야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을 때, 고정관념을 깬 누군가는 그 시장에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이 최소 땅에 대한 고정관념만 없앨 수 있어도 책 값의 10배는 뽑는 일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땅 투자 초보자에게 한 가지 더 조언한다면, 투자할 때는 관심 지역 한 곳만 파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서해안 라인을 훑다가 내일은 갑자기 강원도로 가는 식이라면 지식과 견문은 넓힐 수 있을지 모르나 수박 겉핥기가 된다.
우리나라에 내로라하는 토지 전문가들이 많지만, 이들 중에도 전국구 전문가는 없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고향 충남 서산을 중심으로 당진·태안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 관심이 서해안 라인으로 뻗어 충남 보령·서천, 전북 군산·김제·부안까지 발을 넓히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당진과 새만금 만큼은 번지수만 대도 땅의 모양이 떠오를 정도로 현장을 잘 안다고 자신한다. 현지 공인중개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오히려 원주민인 그들보다 내가 더 많이 아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 역시 자신이 활동하는 반경만 잘 아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한 곳을 정하고 집중 연구해서 수익이 날 만한 곳에 돈을 박아둬야 한다. 토지 컨설턴트로 전업할 생각이 아니라면 레이더망을 넓혀봐야 이도저도 안 되는 결과를 낳기가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