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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상산고는 2기 자사고와는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하는 학교로 재지정 기준점수가 80점은 돼야 한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전북의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앞서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 자사고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후 전북교육청은 재지정 기준점수를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10점 높은 80점을 제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가 제시한 자사고 평가표준안도 재지정 기준이 70점이었다.
자사고 원조는 민사고·상산고 등 6개교
자사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5년 주기로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올해 평가 대상은 전체 42개 자사고 중 24곳으로 모두 11개 시도교육청이 평가를 주관한다. 하지만 유독 전북교육청만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제시,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김 교육감은 1기 자사고인 상산고의 재지정 기준은 2기 자사고와는 달라야한다고 생각했고, 재지정 합격점수로 80점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1기 자사고와 2기 자사고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또 ‘원조 자사고’는 왜 그렇게 불릴까.
이를 구체적으로 살피려면 김대중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김대중 정부는 2001년 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고교교육의 다양화를 위해 자립형사립고를 출범시켰다. 이후 2001~2002년 사이 현대청운고·민족사관고·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상산고·해운대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됐으며 이들 학교가 ‘원조 자사고’에 해당한다.
자립형사립고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과도기와 확장기를 맞는다. 당시 MB정부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내걸고 자사고를 확산시켰다. 자립형사립고란 명칭도 이때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바뀌었다.
MB정부 때 전국적으로 자사고 설립 붐이 일면서 한 때 54개교가 난립했다. 이후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거나 재정난에 시달린 학교들이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지금은 42개교만 남았다. 이 가운데 81%(34개교)는 MB정부 때 지정된 자사고다.
해운대고 2009년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
원조 자사고에 해당하는 현대청운고·민족사관고·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상산고는 자율형사립고가 도입된 뒤에도 지역에 관계없이 학생 선발이 가능한 ‘전국단위 자사고’로 남았다. 반면 해운대고는 2009년에 부산지역에서만 신입생을 뽑는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국단위 선발을 유지하려면 법인전입금 25%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컨대 전체 학생들이 낸 납입금(입학금·수업료 등) 총액이 10억 원이라면 법인이 학교운영을 위해 2억 원 이상을 내놔야 한다는 뜻이다. 상산고 등 5개교가 이 기준을 감수하면서라도 전국단위를 유지했다면 해운대고는 이 때 광역단위 자사고로 방향을 틀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전국단위 학생 선발을 유지하려면 법인전입금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재정 부담을 우려해 광역단위로 돌아선 것”이라고 했다.
하나고 MB정부 때 자립형사립고 막차
대신 하나고가 뒤늦게 전국단위 자사고로 합류한다. 하나고는 2008년 12월31일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됐다. 당시는 자립형사립고 시범운영이 1년 밖에 남지 않았을 때라 잠시 특혜시비도 일었다. 하나고는 이후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명문고로 거듭났다. 2015년에는 남녀 등수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남학생을 더 뽑았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지금은 다문화·군인자녀만 전국단위로 뽑고 나머지 신입생은 서울에서 선발한다.
외대부고·북일고·인천하늘고·김천고 등 4곳은 2009년 이후 자사고로 지정됐지만 법인전입금 기준을 감수하면서 전국단위로 학생을 뽑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로 학생을 뽑는 학교는 원조 자사고에 해당하는 현대청운고·민족사관고·광양제철고·포항제철고·상산고 등 5개교와 MB정부 때 전국단위 자사고로 합류한 외대부고·북일고·인천하늘고·김천고 등 4곳, 다문화·군인자녀를 전국단위로 뽑는 하나고까지 모두 10곳이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대부분 해당지역에서 명문고로 손꼽힌다. 2018학년도 기준 전국단위 자사고 10곳 중 하나고·외대부고·민족사관고·상산고·현대청운고·포항제철고 등 6곳이 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 30개교에 포함됐다.
전국단위 자사고 국영수 위주 반영 비판도
김승환 교육감이 언급한 1기와 2기 자사고의 차이는 지정연도에 따른 구분으로 볼 수 있다. MB정부 출범 이후 2010년부터 운영된 자율형사립고를 1기로, 2011년부터 운영된 학교는 2기로 구분한 것. 김 교육감은 상산고의 경우 2010년 자립형사립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했기에 ‘1기 자사고’로 구분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자사고 지정 이후 5년 주기로 재지정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과 올해 평가를 받는 자사고는 대부분 1기에 해당한다.
전국단위 자사고가 대입에서 성과를 내는 이유로 고입 때부터 국영수 위주로 평가하기 때문이란 비판도 있다. 예컨대 10개교 중 하나고·외대부고·상산고·현대청운고·포항제철고·인천하늘고 광양제철고 등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성적을 반영해 신입생을 뽑는다. 전체 교과를 반영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민사고와 북일고 2곳뿐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지역과 관계없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데다 입학당시 국영수 위주로 교과 성적을 반영하기에 입학 실적을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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