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판매사만 달라졌는데…요동치는 당뇨병치료제 실적

강경훈 기자I 2018.11.19 02:03:14

''살빼는 당뇨약'' 포시가, 대웅 만나면서 매출 상승세
CJ헬스케어, 포시가 대신 슈가논 도입해 매출 늘려
한독, 슈글렛 도입하며 라인 다양화했지만 영향 미미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막아 혈당수치를 조절하는 ‘포시가’.(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주요 당뇨병 치료제들이 ‘파는 업체’의 변화에 따라 실적도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시가’, ‘슈가논’ 등 주요 당뇨병 치료제들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반면 ‘슈글렛’은 같은 기간 실적이 감소했다. 이들 약은 모두 올 상반기에 판권이 바뀌면서 판매하는 업체도 달라졌다.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3월 판매사가 CJ헬스케어에서 대웅제약(069620)으로 바뀌었다. 이 약은 우리 몸이 쓰고 남은 포도당을 신장이 재흡수하지 못하게 막은 후 소변으로 배출하는 ‘SGLT-2 억제제’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1위 제품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01억 3170만원으로 전년동기(194억 8880만원)보다 3.3% 늘었다. 특히 포시가에 메트포르민(포도당 생성을 막는 성분)을 더한 복합제 ‘직듀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83억 4313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31억 2380만원)보다 무려 167%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당뇨약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대웅제약의 선택이 적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포시가 판권을 확보한 후 기존 당뇨약과 시너지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LG화학(051910)의 ‘제미글로’도 팔고 있다. 이 약은 혈당을 낮추는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에 작용하는 ‘DPP-4억제제’로 SGLT-2억제제와 작용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SGLT-2억제제와 DPP-4억제제는 경쟁관계보다는 보완적인 성격이 강하다.

포시가를 빼앗긴 CJ헬스케어가 선택한 ‘슈가논’.(사진=이데일리 DB)
CJ헬스케어는 지난 5월부터 동아에스티(170900)의 DPP-4억제제 ‘슈가논’과 복합제인 ‘슈가메트 서방정’을 판매 중이다. CJ헬스케어는 대웅제약에게 포시가·직듀오를 빼앗긴 후 당뇨약 라인업이 절실했다. 동아에스티 역시 슈가논이 자체 개발한 신약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약들에 비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판매 방식의 전환이 필요했다.

슈가논·슈가메트는 CJ헬스케어와 동아에스티가 공동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슈가논은 공동판매 전인 올 1분기 매출이 1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동판매에 들어간 2분기부터 분기마다 매출이 10% 안팎으로 늘고 있다. 슈가메트도 1분기 9억 5000만원에서 3분기 13억 1600만원으로 지속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슈글렛(아스텔라스)은 대웅제약에서 한독(002390)으로 판권이 바뀐 후 매출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슈글렛은 SGLT-2억제제 3위 품목이다. 한독은 이미 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당뇨약을 다수 보유했지만, 새 트렌드인 SGLT-2억제제는 라인업에서 빠져 있던 상황. 때문에 슈글렛 판권을 인수한 후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슈글렛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7억 7800만원으로 전년 동기(23억 4500만원)보다 25% 가량 줄었다. 분기 매출도 1분기 6억 9000만원에서 3분기 5억 3600만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한독이 판매 중인 슈글렛 매출이 조만간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 기준 변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뇨병은 진행에 따라 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약의 수를 늘리기 때문에 당뇨약은 종류별로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크다”며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춰 놓으면 영업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