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005930),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해마다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건강관리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내 출시된 ‘핏비트 아이오닉’과 지난해 10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의 ‘기어 스포츠’가 그것. 이들 제품은 손목에 착용하는 것 만으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는 것 같은 기능과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각각 1주일 간 두 가지 제품을 모두 사용해봤다. 디자인과 가격은 물론 장점과 단점이 확연히 달랐다. 결론적으로 건강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핏비트 아이오닉을, 일상생활 속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음악 등 편의기능 사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기어 스포츠를 권한다.
◇물 속에서도, 운동할 때도..건강관리는 핏비트 아이오닉
핏비트 아이오닉의 새로운 기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수영 모드’다. 최대 수심 50m 방수기능을 강조한 만큼 방수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았지만, 물 속에서도 시계 조작이 가능할까, 개인별 움직임과 속도차가 있는데 정확하게 운동량을 측정해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우선 시계 조작은 세 개의 물리버튼 활용으로 물 속에서도 오작동할 염려를 줄여줬다. 네모 모양의 시계 표면 양 옆으로 투박하게 튀어나온 버튼 세 개는 디자인을 망친다고 생각했지만 실용적인 부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비단 수영할 때 뿐 아니라 달리기나 자전거를 탈 때도 땀에 젖은 손으로 조작하기엔 물리버튼이 나았다.
물 속 운동량 측정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주 느린 속도의 배영을 했음에도 정확하게 50m 수영장 풀의 이동거리와 시간, 칼로리 등을 측정해줬다. 수영선수는 물론 일반인들도 시간 단축을 위해 수영 연습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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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핏비트 아이오닉은 밴드를 포함해 45~47g 정도의 무게로 일반적인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스마트워치에 비해 가볍다. 애플워치 시리즈3 42mm의 무게는 62g 정도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5일로, 음악을 듣지 않았을 때 며칠 동안 충전하지 않아도 불안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른 편의기능은 어떨까. 핏비트의 새 운영체제 핏비트 OS는 큰 무리없이 작동했다. 하지만 음악 다운로드는 불편했다. 일반적인 윈도OS의 컴퓨터에서는 MP3파일이나 MP4파일, WMA파일을 지원하기 때문에 M4A 파일 등은 변환과정을 거쳐야 한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찬사를 받고 있는 핏비트 페이도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워치 밴드 등 액세서리나 앱이 아직 다양하지 않다는 점, 42만9000원이라는 국내 가격도 구입을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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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기어 스포츠는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IFA2017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이다. 기존의 기어 시리즈들과 달리 건강관리 기능을 특화시킨 최초의 기어 스마트워치다.
기어 스포츠 역시 최대 수심 50m 방수 기능과 함께 수영모드가 눈에 띄는데, 스피도와의 협력으로 탄생한 ‘스피도 온’이 수영장에서 빛을 발했다. 거리, 속도 측정 등의 기본 기능은 물론이고 스트로크 횟수와 마지막 구간 페이스 등의 고급 기능은 다른 스마트워치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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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기어S3가 고급 시계의 느낌을 강조해 남성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만큼 기어 스포츠 역시 건강관리 기능을 강조하면서도 전통적인 시계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삼성 스마트워치의 특징인 회전베젤도 독특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유지했다.
다만 착용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다. 아주 무겁지는 않지만 운동할 때는 일반 시계를 착용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컸다. 수면시 착용하기에도 부담스런 크기다. 무게는 시계 바디만 50g, 스트랩을 착용했을 때는 67g 정도다. 운동에 중점을 둔 만큼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없고, UI가 다소 복잡해 이런저런 기능을 알차게 사용하려면 사전 학습이 필요해보인다. 가격은 29만9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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