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 지난 12일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금감원의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T/F」는 4개월의 작업 끝에 검사·제재관행 개선 권고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금감원이 검사·제재관행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시장과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하면서 앞으로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선진 감독·검사서비스를 통해 공정한 금융질서를 회복하고 국민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금감원의 검사 및 제재에 대한 시장에서의 불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각종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금감원은 예외 없이 감독부실에 대한 질책을 받아 왔고 검사 및 제재가 이루어지면 그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시장에서 늘 말이 많았다. 그 때마다 금감원은 쇄신책을 내놓으며 이해를 구했지만 시간이 가도 국민들의 믿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금감원은 우리 금융시장의 파수꾼이자 금융안정의 보루다. 국민들과 시장의 기대가 큰 만큼 그러한 기대가 무너졌을 때 겪게 되는 외부로부터의 비난은 그야말로 혹독하다. 필자도 그곳에 근무할 당시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온갖 현안들을 접하면서 휴가는 물론 주말 한번 쉬어보지 못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강도로 매일 새벽까지 코피를 쏟으며 일했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 뿐이었다.
시장으로부터의 질책 중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고압적, 권위적이라는 검사관행과 공정성, 일관성을 의심하는 제재시스템이다. 금감원은 공무원 조직도 아니면서도 법률상 공권력이 부여된 만큼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하고 시장친화적인 검사관행을 쌓아가야 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시장의 기대에는 늘 미치지 못했고 때로는 어설픈 권한 행사로 인해 여론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사실규명 과정에서 증거주의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고, 제재과정에서 논리적 설득이 부족해 부실검사 논란에 휘말린 경우도 있었다. 아직 결론나지 않은 검사내용이 시장에 알려져 온갖 억측을 낳으며 수검기관의 조직적 저항과 언론플레이에 시달리기도 했고, 제재과정의 불투명성과 제재근거에 대한 설명 부족, 제재결과의 일관성 결여 등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을 의심받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번에 나온 권고안에서는 제재심의위원회에 대심제(對審制)를 도입하고, 권익보호관제를 운영하며, 제재심의에 앞서 조치수준과 양정기준의 열람을 허용하는 등 제재대상자가 검사역과 대등한 관계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를 통해 제재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줄어들게 되었지만, 그런 만큼 금감원 검사역들은 검사과정에서 철저한 채증 노력과 치밀한 법논리 개발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필자는 선진 검사·제재 관행 정착을 위해 몇가지 추가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검사과정에서부터 변호사의 입회와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검사역이 수검자를 상대로 문답을 할 때 반드시 상대방에 고지한 후 녹음하도록 하는 것이다. 변호사의 입회가 이 이루어지면 조사과정에서 수검자의 불안한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고, 녹음이 이루어지면 고압적, 권위적 검사의 가능성이나 오해도 줄어들 수 있다.
둘째, 제재심의위원회를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로만 구성하고, 제재대상기관 임직원과의 사적 접촉을 금지하며, 심의내용을 반드시 녹음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여 공개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제재심의위원들이 수검기관과의 유착 의혹에서 벗어나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함으로써 제재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줄일 수 있다.
셋째는 금융회사 직원들의 경미한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교육명령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직원의 징계는 ‘면직’, ‘정직’, ‘감봉’, ‘견책’으로 나뉘는데, 사안이 경미하면 ‘주의’로 갈음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의’도 소속기관 인사기록카드에 기록되고 해외근무 발령시 이를 이유로 현지근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 보다는 소정의 교육이수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튼 금감원의 검사 및 제재 관행 개선은 수검자들이 진정으로 승복할만한 수준까지 합리적이고도 시장친화적으로 이루어져야 국민들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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