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활용한 암 면역치료 국내 기술로 개발

이지현 기자I 2017.02.09 04:00:00

민정준 전남대 교수팀 살모넬라균 활용해 암 치료 연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지 소개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3대 식중독균 중 하나인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을 활용한 암 면역치료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살모넬라와 비브리오균이 유전공학적으로 융합된 암 치료용 박테리아를 제작해 암 치료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신개념의 면역치료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전남대 민정준 교수와 이준행 교수 연구팀은 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과 미래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들은 암조직에 강한 친화성을 가지고 있어서 몸 안에 주입하면 정상조직보다 암조직에서 약 10만배정도 더 많이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살모넬라균을 활용해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형질을 전환한 살모넬라균주를 원발성 암 또는 전이암이 생성된 실험용 쥐에 정맥주사해 치료효과를 관찰하는 모식도(그림=보건복지부 제공)
이번 연구에서는 독성이 크게 약화한 살모넬라 균주가 암조직에서 비브리오 균의 편모인 플라젤린(flagellin) B라는 면역유발물질을 생산하도록 유전공학적으로 설계해 다양한 종류의 암이 이식된 생쥐모델에 실험했다. 그 결과 이 박테리아는 강력한 항암 면역작용을 일으켜 원발성 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효과적으로 치료했다.

이 논문은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고 온라인 커버스토리로도 채택됐다.

민정준 교수는 “살모넬라가 암조직에서 FlaB를 생산하면서 대식세포가 암을 공격하는 세포로 바뀌는 등 엄청난 강도의 면역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연구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이 균주를 이루고 있는 어떤 성분이 면역세포의 침윤을 유발하는지를 밝혀내는 것과 유전공학적으로 재설계된 살모넬라균주를 향후 암 치료제로서 실용화하는 것이 향후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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