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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도 채용 규모를 올해보다 줄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약 600명, 제주항공(089590)은 500명으로 전년비 25% 가량 늘릴 계획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객 증가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항공 업황은 올해보다도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국적 항공사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고 노선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는 총 15조3000억원(고정금리 부채 5조6000억원, 변동금리부채 9조7000억원)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다. 평균 금리가 1% 오를 때마다 970억원의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이 중 순외화부채는 92억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원화 가치 10원 하락) 약 92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이 1160원을 상회할 경우 외화환산손실이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은 1000%를 넘어선다. 일부 차입금에 대한 조기 상환이 발생해 금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1년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내년에 세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시사함에 따라 달러가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이익 우선 정책 역시 달러 강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금리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이 대한항공의 순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금리 변동과 관련해 고정금리부 차입금과 변동금리부 차입금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 이자율 상승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며 “환율 역시 연간 위험노출(익스포저)의 수준에서 헤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상승세도 악재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8년만에 감산에 합의한데 이어 비회원국들도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 하면서 항공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사용량은 3200만 배럴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약 3200만달러 손실이 발생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유류할증료 인상을 통해 일정부분 상쇄가 가능하지만 유류할증료가 올라가 비행기 값이 비싸지면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은 일단락됐지만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 투자와 항공기 추가 도입이 이미 예정돼 있다는 것도 주머니를 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항공이 노선 재편을 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그만큼 내부적으로 부담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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