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해서 신 의원의 우세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16대 재보궐선거 때 정치권에 입문해 내리 3선을 한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17~19일 사흘간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영등포을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후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권 후보 35.6%, 신 의원 31.0%, 국민의당 진재범 후보 10.5%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 후보로 김종구 아시아사랑 나눔 총재를 넣으면 권 후보 34.8%, 신 의원 31.7%, 김 후보 13.2%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강1약 구도다. 야권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일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중앙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권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권 후보는 “3년 동안 중국 대사로 나가 있고 대선 준비하느라고 지역하고 떨어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반겨줘서 열심히 다니고 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지율보다 낮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같은 조사에서 새누리당 43.4% 더민주 23.0% 국민의당 10.3%로 당 지지율이 권 후보 지지도보다 8%포인트 가량 높았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박 모(54 여)씨는 “큰 인물이라는 권영세 그 사람은 몇 번 했는데, 해놓은 일이 없다”고 전했다. 대림2동 중앙시장에서 장사하는 김 모(60)씨는 “당보고 찍는거지, 사람보고 찍으면 안 찍는다. 개인 표가 별로 없다. 권 후보가 떨어진 후 낙선인사도 없이 휙 가버렸다”며 쓴소리를 했다.
권 후보도 주민들과의 스킨십에 힘을 쏟고 있다. 기자가 찾았던 지난달 29일에도 시간을 쪼개가며 신길6동 주민들을 만났다. 권 후보는 “정치를 오래한 사람에 대해 쉽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이 한 게 없다는 거다. 이번에는 장황하더라도 ‘뭐 했다’고 알릴려고 한다. 다른 무슨 전략보다도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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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도전하는 신경민 의원은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약속대로 품위있는 정치를 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신안산선과 신림선 착공과 남부도로사업소 이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추진 등이 대표적인 4대 이행 공약이다.
여의도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임 모(68)씨는 “신경민은 발로 많이 뛰고 일을 했다. 누가 될지 모르지만 신 의원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물론 불리한 여건도 있다. 야당 우세지역인 신길동이 재개발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하는 세대들이 많다. 뉴타운 16개 구역 중 일부는 취소됐지만 5·7·11·14 구역은 아파트가 건립중이다. 세대수만 2000세대가 넘는다. 일여다야 구도를 만드는 국민의당 후보도 마이너스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도 야권이 분열되면서 권 후보가 당선됐던 적이 있다. 당시 권 후보가 43.38%로 열린우리당 김종구 후보(41.67%)를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신길6동서 만난 정 모(65)씨는 “(국민의당 후보를) 무시 못한다. (김종구는) 지역 토박이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40년 동안 영등포에서 살아온 국민의당 김 후보는 “나웅배 의원부터 30년 가까이 낙하산 공천이 이뤄졌다. 중앙에서는 활동을 많이 했는데 신길동 대림동은 변화가 없다. 사람이 바뀌어야 지역이 발전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변호사인 진 후보도 “영등포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며 “국가 이익과 주민 이익을 대변하는 진실하고 당당한 후보가 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누가 국민의당 후보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신 의원은 “후보경쟁력에서는 별로 걱정을 안 하는데, 선거구도가 문제다. (그쪽하고) 지역차원에서도 열심히 대화를 하고 있다”며 야권연대 추진의사를 분명히했다.
당락을 결정지을 또다른 변수는 중국 동포들의 표심이다. 대림2동에만 1만여명의 동포들이 거주하는데, 이중 7000-8000명이 선거권을 갖고 있다. 영등포을 주민이 16만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다. 노무현 정부 때 재외동포정책 혜택을 받았던 중국동포들은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주중 대사를 지낸 권 후보에게도 우호적이다.
대림2동 이 모(45)씨는 “권 후보가 인물은 인물이다. 주중 대사를 다녀와 조금 이롭다. 예전에는 야당 판이었는데 달라졌다. 젊은 층과 나이 많은 세대의 표심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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