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먼 미래의 얘기도 아니다. 개별 기술을 하나씩 떼놓고 보면 이미 기본적인 자율주행 기술 대부분은 실제 적용을 시작했다. 이른바 지능형 운전자 보조장치(ADAS)다. 99.9% 이상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사실상의 무인차 초기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알아서 가다 서는 건 기본
알아서 가다가 알아서 멈추는 기능은 이미 상용화 단계를 넘어 대중화 단계다.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정속주행 장치(CC, 크루즈 컨트롤)에 앞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다 앞차가 멈추면 따라서 멈추는 기능을 더한 지능형 정속주행장치(ACC,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는 이미 쏘나타, K5 같은 대중 중형 세단에서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볼보나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고급차는 한 발 더 나갔다. 카메라와 센서가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나 사람까지 인식해 차를 제동하는 기술을 이미 차량에 적용했다.
심지어 쉐보레 스파크 같은 대중 경차에도 전방추돌 경보장치(FCWS) 같은 최소한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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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출시하는 대형 세단 에쿠스 신모델에는 이를 종합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LKAS·LGS는 급격한 커브에선 차선 유지에 한계가 있었으나 HDA는 곡선에서도 속도를 줄여 차선 중앙을 유지토록 해준다. 주행 조건이 일정한 고속도로에서만은 사실상의 무인차를 구현하는 셈이다.
자율주행을 돕는 미세 기능은 이보다 훨씬 많다. 운전자가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주행·노면 상태를 인식해 핸들의 응답성과 서스펜션 강도를 미세 조정한다.
아우디 A8은 전조등마저 물체와 빛을 식별해 거리와 각도를 조절한다. BMW 신형 7시리즈는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인지하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스스로 안전띠 장력을 높이고 창문을 닫는다.
주차도 스스로 무인주차 ‘눈앞’
주차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주차 땐 직접 돌아보거나 거울을 활용했다. 최근 들어선 주차보조 카메라와 센서 경보도 대중화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이마저도 필요 없는 차가 늘고 있다. 자동주차 보조장치(SPAS, 스마트 파킹 어시스트 시스템) 덕분이다.
SPAS 장착 차량은 주차 공간을 알아서 찾고 핸들 각도를 스스로 꺾어 준다. 운전자는 차가 시키는 대로 전·후진을 변속하고 엑셀·브레이크 페달만 밟으면 된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도 직각·평행주차를 포함한 SPAS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 자동차 회사는 변속과 페달 조작을 자동으로 하는 기술도 있다. 접촉사고가 생겼을 때의 법적 책임 때문에 운전자를 억지로 참여토록 한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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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자율주행화와 더불어 인포테인먼트 기능도 진화하고 있다. 무인차 시대가 되면 운전자도 한 명의 탑승객일 뿐이다. 음성 인식의 정확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BMW는 뉴 7시리즈에 손동작만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양산차 적용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핵심 기술인 센서와 카메라, 이를 활용하는 IT기술 정확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12월 출시하는 신형 에쿠스에는 국산차 최초로 HD급 화질의 카메라가 장착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대부분은 이미 이론상으론 무인차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며 “실제 적용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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