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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부동산 '저금리의 덫']오피스텔 묻지마 투자..금리 오르면 '쪽박 주의'

김성훈 기자I 2015.06.24 05:00:00

은행에 잠들었던 부동자금 수익형 상품에 집중돼
초저금리에 오피스텔, 근린상가 등 연일호황
철저한 시장 조사 통해 옥석가리기 나서야

△1%대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들어 상가 경매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고, 오피스텔 분양 현장은 청약 열기로 뜨겁다.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응찰자들이 경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금일 2014타경 57155 근린상가는 최고가 14억 1189만 9900원을 쓰신 김○○씨에게 낙찰됐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1시 30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본원 14계 경매법정.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상가 낙찰자로 호명된 김씨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차순위 응찰자와의 가격 차는 1929만 9900원. 김씨는 “낙찰이 안될까봐 예상했던 가격보다 1억원을 더 써냈는데도 차순위 응찰자와의 가격차가 2000만원이 채 안된다”면서 “앞으로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 임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분당선 기흥역 인근에 마련된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이모(여·59)씨는 “기준금리가 더 떨어진 틈을 타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월세 임대 수익을 노려볼 생각”이라며 “가지고 있는 여윳돈에 나머지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투자금은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최근 5년간 수익형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 [자료=지지옥션]
◇거래 늘고 가격도 오름세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을 넘기는가 하면 경매시장에선 근린상가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 낙찰가율(1~5월 기준)은 2011년 57.6%에서 올해 64.9%로 4년 새 7.3%포인트 상승했다.

감정가를 웃도는 고가 낙찰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12일 대구 서구 내당동에 있는 근린상가(75.2㎡)는 감정가(4억 49만 8200원)의 140% 수준인 5억 6533만 6000원에 낙찰됐다. 이달 1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상가(266.4㎡)도 감정가(4억 6729만 9000원)의 97%(4억 5328만 5000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로 낙찰받으면 권리금이 필요없는데다 금리 인하로 대출이자 부담도 줄면서 투자 수요가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상가 거래가 부쩍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가 건물 거래량은 올 5월까지 8만 3993건으로 전년 동기(7만 263건) 대비 18.7%(1만 3730건) 증가했다.

오피스텔 청약 열기도 뜨겁긴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분양한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평균 22.4 대 1의 경쟁률로 단지 내 아파트 경쟁률(3.92대 1)을 5.7배 웃돌았다. 대우건설이 이달 12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문을 연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1255실)의 경우 청약 예정자들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밤 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월세 수입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계약률이 8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 2014~2015년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증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무리한 대출·묻지마 투자 경계해야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계신용(가계 대출+판매 신용) 증가율은 1년 새 7.3%(74조 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1년(8.7%)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가계신용 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가계 대출(1040조원)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고, 지난 4월과 5월에도 각각 8조 5000억원, 7조 4000억원 늘었다.

문제는 꼼꼼한 시장 조사 없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이러한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권모(여·41)씨는 3년 전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전용면적 25㎡짜리 오피스텔을 1억 2500만원에 샀다. 연 수익이 6%를 넘는다는 말에 가지고 있던 종잣돈 2000만원에다 은행에서 1억 500만원을 대출받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후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5만원에 임대를 놨다. 초반에는 월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듯 했지만 1년 뒤 인근에 오피스텔과 원룸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임대 수요가 뚝 끊겼다. 결국 김씨는 2년을 채 버티지 못한 채 오피스텔을 1억 500만원에 다시 내놨지만,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부동자금이 빠른 속도로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를 하거나 시장조사 없는 묻지마식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할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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