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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정개혁을 단행하기엔 경제 여건과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 소비수요와 민간투자수요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금리인하 등의 정책이 이제 겨우 효과를 나타낼 기미를 보이고 있는 시기에 재정지출의 고삐를 당길 경우 경기활성화의 불씨가 꺼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여건상 재정지출을 확대하지는 못할망정 축소해야 할 시점은 아니다.
게다가 고정적 지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섣불리 지출 축소에 나설 경우 그 효과는 크지 않고 재정구조의 경직성만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선심성 사업 예산이 축소될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최경환 부총리는 “재정개혁에 예외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자칫 국가 장기발전에 필요한 기획성 예산이나 장기과제 프로젝트가 집중타를 맞기 십상이다.
예산 낭비를 막으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마음만 앞선다고 될 일은 아니다. 자칫 경제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재정개혁은 장기 과제로 추진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 경제팀이 우왕좌왕하는 것 같아 오히려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