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룡동굴’은 백운산 기슭에 있다. 발견한 때는 1997년. 이후로도 거의 사람 손을 타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동굴생성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동굴은 아직도 천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허락된 건 2010년. 5억년 전 지구 저편의 시간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다만 관광이 아닌 탐사여야 하고 최소 인원에 한해서만이다.
백룡동굴로 가려면 문희마을을 거친다. 문희마을은 백운산 자락에 안긴 인적이 거의 없는 작은 마을. 동강을 사이에 두고 영월땅과 마주하고 있다. 일단 동굴탐사를 위해서는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백룡동굴은 국내 유일의 생태체험 동굴이다. 반드시 인솔자를 동반해야 한다. 때로는 바닥을 기어야 하고 낮은 포복으로 구멍을 통과한다. 그 불편함이 백룡동굴 탐사의 진짜 매력이다. 마치 미지의 지하세계를 탐험하는 듯 흥미진진하다.
동굴입구까지는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백룡동굴은 ‘C자형’ 모양이다. 총 연장길이가 1875m. 지질학적 나이는 5억년쯤 된다. 지하수가 석회암을 녹여 기이한 형상을 만들고 침식과 붕락작용(천장의 암석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거듭해 공간을 넓힌 전형적인 석회암동굴이다.
백룡동굴은 3개 군에 걸쳐 있다. 초입은 평창, 중간은 영월, 끝 부분은 정선에 속한다. 또 동굴은 주굴(A지역)과 가지굴(B~D지역)로 나뉜다. 이 중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굴은 주굴(785m). 전체적으로 높낮이가 심하지 않은 수평굴이지만 낮은 포복과 기어가는 몇몇 구간이 있어 탐사의 재미를 더해준다.
겨울철에는 하루 입장객을 100명으로 제한한다. 사람의 숨으로 나오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동굴이 변형되기 때문이란 게 이유다. 내부에는 조명이나 철제구조물도 극히 제한적이다. 탐사복과 장화를 착용한 후 동굴로 들어서면 오로지 헤드랜턴에 의지해야 한다.
|
동굴 초입에는 반석과 황토로 만든 구들장이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숯덩이를 탄소측정한 결과 1800년대 것으로 판명됐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안 닿은 것은 아니라는 흔적이다. 이후로 약 200m 정도 더 들어가면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다. 여기서부터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진짜 동굴이다. 어른 몸통만 한 구멍을 힘겹게 빠져나오면 동굴은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천장의 물에 의해 만들어진 종유관과 종유석, 땅에서 솟아오른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난 석주. 억겁의 세월 동안 만들어진 온갖 모양새로 기교를 부려 보는 이를 현혹한다.
물과 시간이 빚은 자연예술품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껏 이름을 얻지 못한 ‘작품’이 더 많아 눈앞에 다가오는 기이한 형상마다 별칭을 붙여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돌만 있는 게 아니다. 동굴에는 몸통 전체가 하얀색을 띤 아시아동굴옆새우를 비롯해 반도굴아기거미 등 56종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
내부로 파고들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지하세계는 절정을 이룬다.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한자리에 모여 ‘삼라만상’을 연출한 작은 광장에 들어서면 세월의 조화가 빚어낸 기묘함에 입을 다물기가 쉽지 않다. 종유석과 석순이 무리를 이루고 고목나무를 베어놓은 듯한 방패형 석순은 어디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것. 보석처럼 빛나는 동굴산호, 꼬불꼬불한 베이컨시트, 유석(流石), 동굴진주, 동굴커튼, 석화, 부유방해석 등 눈길 주는 곳마다 황홀경이다. 어떤 것은 버섯을 닮았고, 어떤 것은 영락없는 사람 모양새다. 손 모양을 한 ‘신의 손’, 다랑논을 닮은 휴석(畦石)도 신비롭다.
동굴 끄트머리 막장에 이르자 드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다양한 동굴생성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종합전시관이다. 동굴 내에서 유일하게 조명이 설치된 이곳에선 노란색의 ‘에그 프라이형’ 석순을 볼 수 있다. 국내 동굴에서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를 갖춘 ‘명물’이다.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광장 조명과 헤드랜턴을 모두 끄자 ‘절대 암흑’과 ‘절대 고요’의 세상이 펼쳐진다. 백룡동굴의 진가는 무엇보다 훼손이 적다는 점. 태곳적 자태를 그대로 간직해 신비로운 동굴의 정수를 보여준다.
|
평창에는 겨울축제가 무르익었다. 대표적인 두 가지를 꼽으라면 내달 8일까지 열리는 ‘평창송어축제’와 18일까지 열리는 ‘2015 대관령눈꽃축제’. 송어축제는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무려 55만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얼음낚시, 텐트낚시, 송어 맨손잡기 행사 등을 준비했다. 꽁꽁 언 얼음 위에서 즐기는 송어낚시는 얼음낚시터와 텐트낚시터에서 즐길 수 있다. 겨울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얼음낚시가 제격. 총 5면을 마련해 놓았다. 조금 덜 춥게 송어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텐트낚시가 좋다.
낚시보다 더 흥미진진한 송어잡이는 ‘맨손잡이’다. 얼음이 동동 뜨는 커다란 수조에서 송어를 맨손으로 잡는 체험. 반바지를 입고 겨울 냉수에 들어가 맨손으로 직접 송어를 잡아채는 재미는 낚시와는 또 다른 손맛을 전해준다. 특히 직접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나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축제장에는 눈과 얼음이 함께하는 신나는 레포츠도 빼곡하다. 눈썰매를 비롯해 여러 명이 함께 즐기는 스노래프팅, 카트라이더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하는 얼음카트와 얼음 위에서 즐기는 얼음자전거 등 다양한 눈과 얼음 레포츠가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다. 이외에도 스케이트, 전통썰매, 사륜오토바이, 회전그네, 유로점프, 미니바이킹 등도 있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대관령면 횡계리 일원과 송천 일대에서 열린다. 말 그대로 눈과 얼음으로 겨울왕국. 높이 10m 이상의 중대형 눈조각 5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러버덕’을 비롯해 파리의 ‘개선문’,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등 세계의 상징물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형물인 숭례문을 비롯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의 눈조각상이 나란히 서 있다. 어둠이 찾아오는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조명을 밝혀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행메모
△가는길: 평창읍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미탄면 방향으로 가다 미탄면사무소에서 다시 정선 방향으로 이동하면 오른쪽으로 기화리와 미하리로 진입하는 사잇길로 진입한다. 여기서 약 6㎞를 이동하면 문희마을이다.
△동굴탐사: 겨울에는 하루 5번, 1회에 20명으로 제한해 운영한다. 여름에는 하루 12번으로 탐사 횟수를 늘인다. 인원도 240명. 사전예약은 필수다. 체험복과 장화, 헬멧 등은 생태체험학습장에서 대여해주고 샤워장도 갖추고 있다. 탐사료는 어른 1만 5000원, 청소년·군인 1만원.
△먹거리: 평창에는 횡성한우 못지않은 대관령한우가 유명하다. 대관령한우타운(033-332-0001)과 대영식당(033-332-2754)이 대표적 식당. 등심 200g당 3만원이다. 강원수산회집(033-332-3702)에선 송어회를 맛볼 수 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지만 야채와 곁들인 송어회는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어 인기가 많다. 오삼불고기도 추천할 만하다.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것이 특징. 납작식당(033-335-5477)과 동양식당(033-335-5439)이 유명하다.
△숙박: 평창에는 숙소가 그리 많지 않다.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인근의 리조트를 추천한다. 알펜시아리조트(033-339-9000), 휘닉스파크(033-330-6000), 용평리조트(033-335-5757) 등이 있다.
△문의: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399,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 033-334-7200.
|
|
|
|
|
|
☞ "님아, 그 강을 걸어 건너오"…한탄강 얼음트레킹
☞ '욕' 세번만 하면 다 괜찮아유…충남 아산 힐링여행
☞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제관광 청년전문가'
☞ ‘정선’품은 명품 관광열차, 22일부터 달린다
☞ 문체부·관광협회, 2015년 관광인 신년인사회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