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관계자는 3일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인수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진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 때문인지 신세계는 지금껏 인천터미널의 구체적인 인수금액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30일 신세계를 배제하고 롯데와 인천터미널 매매계약을 맺은 이유 중 하나로 신세계의 ‘재무부담’을 들었다. 신세계가 인수의사만 피력한 채 인수금액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결국 신세계가 동원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그만큼 제한돼있
|
실제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의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250억원에 사들이면서 인수대금 대부분을 산업은행에서 빌려 마련했다. 이 때문에 신세계의 총차입금은 지난 2011년 8027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1조9403억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업계평균(77%)을 크게 웃도는 146%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인수금액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데도 우리가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표명했겠느냐”며 “인수금액은 입찰 때 제출하는 게 상식인데 인천시가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사들인데는 인천시가 인천터미널을 롯데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인천터미널 내에서 15년째 영업하던 신세계 인천점도 건물주(인천시)가 바뀌면 영업이 중단될 위기를 맞는데 강남점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는 것이다. 센트럴시티에는 신세계의 매출 1위 점포인 강남점이 위치해 있다. 신세계는 일종의 세입자였던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신세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차입금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안정된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동대구점과 복합쇼핑몰 오픈 등 신규출점으로 신세계의 재무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담보가치, 시가 7000억원대의 삼성생명 보유주식 등을 감안하면 신세계의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는 롯데쇼핑과 동일한 신용등급(AA+)을 받고있다.
센트럴시티 인수로 신세계가 얻은 것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에서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해진 것을 비롯해 매년 수백억원씩 내던 임차료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그간 주력점포를 임차해 운영하면서 지난 2011년 한해동안 임차료만 900억원을 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70억원이 강남점에서 발생했다. 신세계는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매년 370억원(대출액의 연 3.7%)을 이자로 지급하기로 해 임차료를 낼 때보다 부담이 덜하다. 센트럴시티로부터 배당금 등 현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신세계로선 나쁜 선택이 아니었다는 게 유통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 관련기사 ◀
☞설 선물세트, 개인은 고가' 법인은 '알뜰형' 구매
☞전순옥, 편지와 함께 `전태일 평전` 정용진에 보내다
☞인천시 "신세계, 가처분신청 즉각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