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신용위기의 후유증이 꽤 오래갈 것 같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오라클과 구글발 악재에 밀려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진단이 자리잡고 있다.
오라클의 매출 부진은 전날 발표된 내구재 주문 악화와 오버랩되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최악의 몸살을 앓고 있는 금융권과 다른 기업들이 경기위축으로 IT 투자를 미룰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오라클 뿐만 아니라 휴렛패커드(HP)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간판주자들이 일제히 밀려났다. 종종 반등을 시도했던 다우 지수와 달리 나스닥 지수는 고개 한번 들지 못하고 고꾸라진 채 마감했다.
구글의 유료광고 클릭수 성장세 둔화는 `R`이 인터넷 세상까지 진군해왔음을 확인시키며 두번째 펀치를 날렸다. 신용위기와 주택가격 하락, 고유가로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마저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베어스턴스발 최악의 신용위기 소용돌이를 헤치고 나온 뉴욕 증시는 최근 `바닥론`에 기대 잠시 랠리를 만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라클과 구글발 악재는 `아직은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경계론에 힘을 실었다.
이번 주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금융권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이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도 경계론에 힘을 보탰다.
록하트 총재는 "올 하반기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주택가격이 바닥을 탈출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데 9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안코 리서티의 하워드 시몬스 전략가는 "아직 (신용위기와 관련해) 장기간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특히 대형 금융권을 조심해야 하지만 다른 부문도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임스퀘어 캐피탈의 토니 로젠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기관부터 개인들에 이르기까진 미국 경제는 여전히 디레버리징을 겪고 있다"며 "(회복 시간이)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아직 (신용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디브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는 향후 12개월간 경제 역풍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J&W 셀리그먼의 더글라스 페타 스트래티지스트는 "거시경제 지표들이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해왔지만 충격이 금융권을 벗어나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라클 뉴스가 그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 신용위기가 수습되지 않았고, 이후에도 여기저기 널린 파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 파편들은 치유의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여전히 반등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