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제이유그룹 로비 의혹’ 사건을 계기로다단계 업체로 인한 피해에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이유그룹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거액의 수당을 받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한 돈의 원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과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7년째 아무런 대가 없이 다단계 업체에 대한 상담을 해오고 있는 단체가 있다.
지난 2000년 1월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 ‘안티피라미드 운동본부’(www.antipyramid.org)는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다단계 피해에 관한 상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 이택선 사무국장은 "다단계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다단계 회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현실로 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상담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안티피라미드운동이 처음 시작된 배경에는운영진들의 경험이 깔려 있다.
직접 다단계 업체에 뛰어들어 피해를 당하진 않았지만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다단계 업체를 소개받는 등의 경험이 공유되면서 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택선 국장도 90년대 후반 친한 친구로부터 다단계 업체를 소개받았다. 좋은 회사라는 설명에 무작정 친구를 따라 나설 수도 있었지만 실제 어떤 회사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이 국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당 업체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이 국장은 친구가 자신에게 설명한 것과 실제 자신이 확인한 정보가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PC통신에 띄웠다.
이택선 국장은 “친구가 다단계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확인해보니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PC통신에 올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전화와 편지로 관심을 보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국장은 "그 만큼 우리 사회에 다단계로 인한 피해자가 많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기에 몇 명이 모여 다단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던 모임은 현재 회원 만5천명을 거느린 단체로 성장했다. 사이트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도 8명, 작은 사무실도 마련해 현재 이 국장을 포함한 2명이 상근자로 봉사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발적으로 상담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직접 다단계 업체에 몸담고 있던 경험을 가진 이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경험을 적어도 다른 사람이 똑같이 반복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담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김명균(27) 회원은 “지금까지 3년 동안 상담하면서 받은 쪽지와 메일 건수를 다 합하면 1만명 정도는 된다"면서 "적어도 그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7년 동안의 안티 활동이 그리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다단계 업체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수차례 고소를 당하기도 했고 전화와 공문 등을 통해 항의를 받은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단계 업체와의 싸움에서 단 한 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택선 국장은 “판결문을 받아보면 항상 안티피라미드가 단순 반대가 아니라 사회 공공에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을 한다고 판결문에 명시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티피라미드 운동에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느낄 때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상당수의 다단계 업체들이 물건 판매를 통해 수익을 거두기보다는 무리한 홍보활동을 통해 돈을 가진 사람을 끌어 들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게 해준다는 눈속임 홍보는 있지만, 해당 업체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현실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다단계 피해를 줄이려는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의 노력은 상담 활동에 그치지 않고 관련법을 현실에 맞도록 개정하기 위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